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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부의 오늘] ⑤ 해법은…

    판결문 전면 공개 등 사법행정 투명화로 신뢰회복 해야

    한수현 기자 shhan@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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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더는 대책 마련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통된 의견은 법관의 희생을 강요하는 옛날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가정 양립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옛날로 돌아가는 것은 사법부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결과를 낳는다. 법원에는 법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재판에 최선을 다하는 판사들이 많다. 어제보다 '좋은 재판'에 한걸음 나아가려면 조직적인 차원에서의 대책이 시급하다. 국민과 동료 법관 등의 감시를 받을 수 있도록 판결문을 확대하고 통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연륜있는 한 변호사는 "그동안 판사들이 전개해 온 논의는 대체로 인사나 보직 문제 등 이기적인 동기에서 출발했기에 (이제는)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재판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민에게 감시받을 생각하고, 판결문도 공개하고, 변호사와 국민 모두에게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법관·로클럭 증원 절실"…인적·물적 지원은 필수 = 변화된 사회에 맞는 재판 환경을 위해선 물적·인적 시설 확충이 절실하다. 특히 법관 수를 대폭 증원해 늘어나는 사건 수와 복잡다단해지는 사건 형태에 대응해야 한다. 

     

    한 부장판사는 "전국 법원에서 사건 수가 늘고 있지만 법관의 증원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며 "법관 증원이 가장 시급하고 원칙적인 해법인 만큼 지금이라도 해결되지 않으면 지적된 법원 문제들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현재 근무하는 판사들에게 무작정 헌신을 강요해 예전 구도로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사회가 변화한 만큼 판사들의 근무 환경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 맞다"며 "판사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사법부 예산을 증원하고 인력도 늘려야 더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적인 법조일원화 제도 정착을 위해선 재판연구원 증원도 필수다. 당장 법관 증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법관의 실체적 판단을 보조·지원할 수 있는 인력이 늘어나면 재판 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법원조직법상 재판연구원 정원은 올해까지 300명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정할 수 있다. 대법원에서는 매년 100명 내외의 재판연구원을 선발하고 있는데, 최근 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의에서 재판연구원을 최대 2배 안팎으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판사는 "재판의 질과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재판연구원이라는 전문 보조 인력을 충분히 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관들 희생 강요하는 예전의 구도로

    돌아가서는 안 돼

    좋은 재판에 한 걸음 다가가려면

    조직적 차원 대책 필요

    법관 수 대폭 증원

    복잡다단해지는 사건형태에 대응해야


    ◇ '판결문 공개' 등 법원 투명화 필요 = 판결문의 전면적인 공개로 법원을 조금 더 투명하게 내비치는 것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말처럼 판결문 공개로 판결문 시비 등 논란을 없애고 사법 서비스를 받아보는 국민도 사법부에 가진 불신을 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판결문을 열람하는 방법은 △법원도서관 특별열람실 방문 △확정 판결문 인터넷 열람 등이 대표적이다. 법원도서관 특별열람실을 방문할 경우 가사 및 소년 사건을 제외하고 법원 시스템에 등록된 모든 판결문을 검색·열람할 수 있지만 사건번호만 메모할 수 있다. 판결문을 둘러싼 논란이 야기되더라도 비교와 비판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고, 법관들 사이에서도 판결문의 질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부장판사는 "판결문을 전면 공개하면 판사들이 판결문 작성에 지금보다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판사가 불편해야 사법서비스를 이용하는 사건당사자, 즉 국민의 만족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판사는 "재판업무와 관련된 사건처리통계, 미제분포지수 등 각종 통계를 공개해 사회에서 언제나 법원에 대해 살필 수 있다면 법원 내에서도 스스로 살피게 되는 조직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 최고재판소는 법원에서 사건 처리 절차에 필요한 기간의 상황, 사건 처리 장기화 원인 등 기타 필요한 사항에 대한 조사 및 분석을 실시해 검증 결과를 2년마다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2003년 제정된 ‘재판 신속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매년 발간하는 법원 데이터북을 통해 △소송에서 구두 변론을 거친 사건 수와 구두 변론의 실시 횟수 △소송 시 당사자들의 변호사 선임 상황 △재판에 출석한 대리인의 숫자 △민사소송에서 사법위원회(일반 시민들로 꾸려진 위원회로 민사소송 절차에 참여) 관여 사건 수 △1심 형사사건 평균 개정 횟수 등을 제공한다.


    ◇ 연임 심사 강화해야 = 고등부장 승진제도 폐지 등 일해야 하는 요인이 사라진 상황이지만, 변화된 시대에 맞는 법관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인사 평정 기준을 다시 세우거나 연임 심사를 강화하는 등의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부장판사는 "법관의 경우 해외법관 연수, 다른 인센티브를 개발해 열심히 일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행법상 헌법상 판사의 임기는 10년으로, 지금까지 대부분의 법관이 연임됐다. 

     

    법원조직법에 따라 임기가 끝난 판사는 법관인사위원회 심의와 대법관회의 동의를 거쳐 연임이 결정되는데, 법관인사위는 △법관 3명과 △검사 2명 △변호사 2명 △법학교수 2명 △비(非)법조인 2명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대부분 법조인이나 법률전문가로 구성돼 다른 전문가나 일반 국민을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고등부장 승진제도 폐지 등으로 인사평정을 관리해야 할 이유가 없어진 상황에서 다양한 분야의 국민으로 이뤄진 법관인사위를 외부에 꾸리는 방식 등으로 투명한 인사평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법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외부에 위원회를 두는 방식으로 투명하고 엄격한 평정이 이뤄진다면 법원 내 분위기 전환은 물론,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회 분위기 변화로 법원 내 근무 환경 등에도 여러 변화가 있어 연임 심사 강화 등의 방향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고등 부장판사는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뀐 상황에서 예전처럼 평정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로 돌아가기는 이미 늦었고, 오히려 법원 내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박수연·한수현·이용경 기자

    sypark·shhan·yklee@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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