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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의 정신건강과 사용자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 기저질환에도 불구하고 자살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승소사례를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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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7.07.]



    1. 근로자의 정신건강을 위한 논의의 필요성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으로 인해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이 큰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을 사용하는 사업장’과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가 전부 또는 일부 제외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의무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근로자의 정신건강에 관한 사항은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본 법무법인이 대리하여 승소한 사건과 같이 조울증·우울증 등 기저질환이 있는 근로자의 자살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으며, 극심한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산업재해로 인정될 여지가 있는바, 기업은 근로자의 정신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이와 관련한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이슈리포트에서는 ▲ 본 법무법인의 승소사례를 중심으로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의 업무상 재해 인정 가능성을 살펴보고, ▲ 근로자의 정신건강 확보를 위한 사업주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시사점을 소개하겠습니다.



    2.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의 업무상 재해 인정 승소사례

    ‘업무상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하는 것으로서(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참조),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간병급여, 유족급여 등)가 지급됩니다.


    일반적인 재해와 달리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원칙적으로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아니하는데, 예외적으로 그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이 정상적인 인식 능력 등이 뚜렷하게 낮아진 상태에서 한 행위로 발생한 경우로서 업무상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였다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및 동법 시행령 제36조 참조).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자살의 업무상 재해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고성 재해에 비해 근로복지공단의 재해승인율이 낮은 편이며, 법원 역시 과거에는 근로자가 회사 업무나 직장 내 따돌림 등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더라도 “사회평균인으로서 충분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이라면 자살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자살의 업무상 재해의 인정요건을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하였습니다(대법원 2003. 10. 24. 선고 2003두790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업무상 재해에 관한 전향적인 판결이 누적되면서, 법원은 자살과 업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한 기존의 판단기준을 일부 유지하면서도 “비록 망인의 내성적인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을 결의하게 된 데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망인이 자살 직전에 환각, 망상, 와해된 언행 등의 정신병적 증상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하여(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6두59010 판결 등 참조), 망인의 개인적 취약성, 기저질환의 존재 등에도 불구하고 자살의 주된 원인이 업무상 스트레스라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본 법무법인은 이와 같이 변화한 법원의 입장에 비추어, ▲ 망인에게 조울증·우울증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망인이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서 불안장애를 극복하고 있었다는 점, ▲ 종전 회사에서는 불안장애의 수준이 심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면서 우수한 업무 수행능력을 보였다는 점, ▲ 기저질환으로 인해 야기된 경제적 문제와 그로 인한 스트레스 역시 적절히 관리되고 있었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망인의 개인적 취약성과 기저질환을 자살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또한, ▲ 주변 동료들의 증언과 객관적인 진료기록 등을 바탕으로 망인이 업무적으로 겪었던 정신적 스트레스 수준을 명확하게 밝히고, ▲ 망인의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주요 원인이었던 직장 상사의 고압적이고 인격 모독적인 언행을 밝혀냄으로써 망인이 자살에 이르게 된 주된 원인이 업무상 스트레스였음을 증명하였고, 결국 자살과 재해의 상당인과관계를 입증해 낼 수 있었습니다.



    3. 정신건강 관련 사업주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본 법무법인의 승소사례는 근로자에게 업무상 무관한 이유로 기저질환이 있고, 그 기저질환이 자살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더라도, 직장 내에서의 직무 스트레스가 자살의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면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와 구분되는 개념이지만 두 개념 모두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므로, 극심한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자살은 업무상 재해일 뿐만 아니라 산업재해로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의 직무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므로(직무 스트레스 요인 평가 및 개선대책 마련·시행 의무, 건강증진 프로그램, 고객응대근로자에 대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등),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상황에서 근로자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처벌뿐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한 처벌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2]


    [각주2]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2호에 의거 “중대산업재해”란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산업재해 중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결과를 야기한 재해를 말합니다.

    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다.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


    따라서 기업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직무 스트레스 관련 의무뿐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이행함에 있어 ▲ 안전보건관리책임자가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여 작업환경 개선활동을 진행하도록 하고, ▲ 정신건강을 위한 조치를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등 종사자 의견청취 절차에서 논의하고, ▲ 안전보건교육 시 직무 스트레스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는 등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논의는 가시적인 부상과 질병이 동반되는 재해에 집중되어 있으나, 근로자의 정신건강 역시 사업주가 준수해야 할 안전보건 확보의무의 내용에 포함됩니다. 중소기업에서는 정신건강 관련 논의가 사실상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의 정신건강은 안전보건 확보의무가 아닌 단순 복지제도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기업은 현 시점에서 안전보건 관리체계의 일부분을 구성하는 근로자의 정신건강에 관한 각종 조치가 적법하게 이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노동조합 출신 노사관계 전문가, 노동전문 변호사, 노무사 등 최고의 노동전문가들로 구성된 미래노사경영연구소와 함께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관리체계의 적법한 운영방안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길성 전문위원 (oks770@draju.com)

    이승택 변호사 (stlee@draju.com)

    김보훈 변호사 (bhkim@draju.com)

    최현준 변호사 (choihj@draju.com)

    김아름 변호사 (kimar@draju.com)

    최낙현 노무사 (nhchoi@draju.com)

    원용일 노무사 (yiwon@draju.com)

    박찬욱 노무사 (parkcw@draju.com)

    송한봄 노무사 (hbsong@draju.com)

    윤성원 노무사 (yoonsw@draj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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