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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관련 분쟁의 동향과 대응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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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8.25.]



    1.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관련 분쟁의 현황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간 분쟁 사례 중 원자재 등 공급원가 급등에 따른 관련 분쟁이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이와 관련한 분쟁 사건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실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건수를 보면 2022년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특약 심사지침 등 강력한 규제를 통해 수급사업자들의 경우 어느 정도 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나, 실제 고통을 받고 있는 주체는 계약금액조정을 거부하는 발주자와 하수급인 사이에 위치한 원수급자들입니다. 물가변동배제특약이 있거나,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 등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원자재가격 폭등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받지 못하는 현장에서는 물가변동에 따른 손실을 원사업자가 오롯이 지게 되므로, 다수의 시공사들이 추가 공사 수주 자체를 꺼리거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의 포기까지 진지하게 검토하는 현장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민간 및 공공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물가변동배제특약을 두고 있는 공사현장의 경우 이러한 특약이 국가계약법 또는 지방계약법상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이나 조건’에 해당하는지(공공계약), 건설산업기본법상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로서 계약체결 이후 설계변경, 경제상황의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계약금액의 변경을 상당한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아니하거나 그 부담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경우”에 해당하는지(주로 민간계약) 여부가 치열하게 다투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유권해석을 통해 계약서에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의 조정은 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는 경우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의 조정을 인정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가 없다면, 그 부분에 한정하여 도급계약의 내용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회신한 이후(국토교통부 2022. 4. 5. 회신 “건설정책과-1644 질의에 대한 회신”), 다수의 시공사들은 발주자 측과의 분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 기존 선례에 대한 검토

    물가변동배제특약 등이 국가계약법상 부당특약금지 조항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이미 확립된 선례가 존재합니다.


    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 특약이 계약상대자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국가 등이 계약상대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특약을 정함으로써 계약상대자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인지는 그 특약에 의하여 계약상대자에게 생길 수 있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불이익 발생의 가능성, 전체 계약에 미치는 영향, 당사자들 사이의 계약체결과정, 관계 법령의 규정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단기준을 제시하면서도, “공공계약의 성격, 국가계약법령상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규정의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국가계약법상 물가의 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규정은 국가 등이 사인과의 계약관계를 공정하고 합리적·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계약담당자 등이 지켜야 할 사항을 규정한 데에 그칠 뿐이고, 국가 등이 계약상대자와의 합의에 기초하여 계약당사자 사이에만 효력이 있는 특수조건 등을 부가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상 그러한 계약 내용이나 조치의 효력을 함부로 부인할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하여, 국가계약법상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규정은 강행규정이 아니며 이를 배제하는 특약은 상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무효로 평가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12. 21. 선고 2012다74076 전원합의체 판결, 같은 취지의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4다233480 판결).


    결국, ‘원자재 가격 폭등’이라는 현 시점의 상황이 물가변동배제특약의 효력을 부인할 정도의 예외적인 상황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제 전분야에서 그야말로 ‘역대급’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며, 최근 5년간 건설공사비 지수 및 증감률을 살펴보더라도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 평균 2~4% 정도로 지수가 상승하였으나,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3.48%의 지수 상승이 있어 이전까지의 기간과 확연한 대비를 보이고, 금년도 1분기에만 2.8%의 지수 상승이 확인되는 등 이러한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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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이례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건설업계에서는 개별 현장에 따라서는 법원이 물가변동배제특약의 효력을 부인하는 사례도 곧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하고 있습니다.



    3. 법원의 진일보한 판단이 나올 것인지

    코로나19의 장기화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극심한 인플레이션의 발생은 사업에 참여하는 어느 당사자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예외적인 상황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변칙적·불가항력적 요인에 따른 물가상승마저도 사업비에 반영할 수 없다면 이는 계약의 일방에 대하여 부당한 불이익을 부여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일방 당사자로 하여금 계약이행을 포기하게 하거나 그 내용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결국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국가계약법이나 지방계약법이 적용되는 현장의 경우, 사법부의 판단에 앞서 특약의 효력에 관하여 ‘계약분쟁조정위원회’의 판단을 받아보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재작년 국가계약법 제28조(이의신청)가 개정됨에 따라(2020. 5. 27. 시행) ‘부당한 특약과 관련된 사항’에 대하여도 계약상대자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되었고, 계약유형별 일정 금액 이상인 공사의 경우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의 판단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분쟁조정 사례에서 공익성 등 사법상의 계약과 구별되는 공공계약의 특성을 감안하여 물가변동배제특약에 대해 무효로 판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연 현재의 상황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물가변동배제특약은 기본적으로 유효하다’고만 생각하던 업계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결국, 각 현장별로, 계약상대자에게 발생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 불이익 발생의 가능성, 전체 계약에 미치는 영향, 당사자들 사이의 계약체결과정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부당특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바, 실제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관련 증빙자료의 확보 등 사실관계에 관한 다툼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비할 필요성이 있음은 물론입니다.


    민간현장의 경우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물가변동배제특약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공사 도급계약’의 내용이 당사자 일방에게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로서 (1) 계약체결 이후 설계변경, 경제상황의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계약금액의 변경을 상당한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아니하거나 그 부담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경우, (2) 도급계약의 형태, 건설공사의 내용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계약체결 당시 예상하기 어려운 내용에 대하여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 등에 해당할 경우에는 그 부분에 한정하여 계약이 무효로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5항 제1호, 제3호), 국토교통부의 질의회신은 이러한 원칙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가변동배제특약이 건설산업기본법상 부당특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판단한 선례는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유사한 사례로는 공기 연장에 따른 간접비를 시공사에서 부담하기로 하는 특약을 체결한 사안에 대하여 해당 간접공사비의 규모 등을 고려하여 원고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건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하급심 사례 등을 참고할 수 있으며, 각 현장의 상황에 따라서는 향후 실제 분쟁사례에서 건설산업기본법을 적용하여 물가변동배제특약의 효력을 부인하는 사례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4. 사정변경의 원칙을 적용한 분쟁의 해결 방안

    사정변경의 원칙은 당사자 간에 계약으로 배분되지 않은 현저한 사정변경 위험을 사후적으로 배분하는 원칙으로, 제한된 사례에서 대법원도 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사정변경의 원칙을 상당히 소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전쟁 등 경제적 격변으로 임야 가액의 1,620배 급등한 사례에서도 사정변경 원칙을 인정하지 아니한 이래(대법원 1963. 9. 12. 선고 63다452 판결), 다수의 사건에서 사정변경 원칙의 적용을 부인해오고 있습니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4다31302 판결, 2013. 9. 26. 선고 2012다1363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다249557 판결 등).


    그리고,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제도에 대해서는 그 이론적 배경에 관하여 ‘사정변경의 원칙’을 제도화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물가가 변동될 것이라는 점 자체는 계약 체결 당시 예상하기 어려운 사정변경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공공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책적인 규정으로 보는 견해도 유력하며, 판례는 물가변동 및 기타 계약 내용의 변경 관련 조항(국가계약법 제19조)에 대하여 이를 신의칙 또는 사정변경의 원칙에 의한 계약금액조정을 일반화한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09다91811 판결).


    위와 같은 논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19사태의 장기화로 인하여 여러 분야에서 사정변경 원칙이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꾸준히 지적되고 있으며, 현재의 상황을 과연 통상적으로 예견가능한 물가변동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재고의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사정변경의 원칙을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충분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때마침 대법원은 2020. 12. 10. 선고 2020다254846 판결을 통해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는 기존의 법리를 설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안에서 사정변경 원칙에 따른 계약해지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사정변경의 원칙을 적용하여 계약 내용의 변경을 전면적으로 인정하는 선례가 나온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바로 원자재 가격 폭등 국면의 민간/공공 공사현장일 것이라고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심재두 고문, 변호사 (jdshim@shinkim.com)

    김용호 변호사 (yhokim@shinkim.com)

    김창화 변호사 (chwkim@shinkim.com)

    박재현 변호사 (jhyeonpark@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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