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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

    2022년版 노란봉투법의 지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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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21.]



    2022년 10월 현재 국회에는 ‘노란봉투법’으로 통칭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들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 및 가압류를 막아 노동3권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발의되었다가 폐기되기를 반복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조합 조합원이 조선소에서 선박을 점거한 사태를 계기로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고, 현재 여러 의원들이 유사한 취지의 입법안을 다수 발의하여 국회 안팎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2년版 노란봉투법(대표적으로 2022. 9. 14. 이은주 의원 등 56인 발의안, 이하 ‘입법안’)은 과거의 노란봉투법과는 달리 손해배상 및 가압류의 제한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노동관계법 전반에 있어서의 일대전환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아직까지 언론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잘 다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입법안 내용 중 일반에 가장 잘 알려진 부분은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및 가압류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입법안은 폭력·파괴행위가 아니라면 불법적 쟁의행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하거나, 나아가서는 폭력·파괴로 인한 경우라도 노동조합의 의사결정에 의한 것이라면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하고, 노동조합의 존립이 불가능할 정도의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입법안은 기존 적법파업에 따른 면책만으로는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보호하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점과 주요 외국들의 경우에도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그 제안의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고, 민사법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으며, 외국의 경우에도 자세히 살펴보면 불법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비교법적 근거도 미약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편,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입법안은 과거의 노란봉투법들과 달리 ‘사용자’와 ‘노동쟁의’의 개념을 확장하는 것까지 함께 시도하고 있습니다. 입법안에 따르면 ‘사용자’의 범위가 확장되어 ‘근로계약의 형식과 상관없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 또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는 모두 사용자 개념에 포함됩니다. 이 경우 하청 노동조합이 직접적인 근로관계가 없는 원청과 직접 단체교섭 및 협약을 체결하고 교섭이 결렬되면 적법하게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되는데, 이에 대해서는 기존 노동조합법의 체계와 어울리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교섭 결과 단체협약이 체결될 경우 하청업체의 입장에서는 스스로 독립된 사업주임에도 자신이 체결하지도 않은 단체협약을 적용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교섭 결렬로 쟁의행위가 개시될 경우 하청업체는 단체교섭의 당사자가 아님에도 쟁의행위에 따른 부담을 떠안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외 현행 노동조합법상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와 충돌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입법안은 또한, ‘노동쟁의’의 개념 확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쟁의행위를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라고 정의하고, ‘주장의 불일치’에 대해서는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이상 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법안은 노동쟁의의 개념을 ‘근로조건 및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주장의 불일치’로 변경함으로써 기존에 그 범위에서 제외되던 ‘권리분쟁’은 물론 그 외 정치적 사안 등에 대해서까지 노동쟁의의 대상에 포함되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쟁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의 범위가 너무 협소하여 단체행동권을 향유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노동계의 주장을 반영한 결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기존 노동쟁의의 개념에 관한 법리와 상반되는 문제가 있음은 물론이고, 사용자의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사안까지 쟁의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거나, 노사간 제반 문제를 노사합의가 아닌 쟁의행위를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비판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전환기의 노동문제, 원·하청 이중구조의 문제점 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점과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지형까지 맞물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2년판 노란봉투법은 과거의 노란봉투법에 비해 입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법리적·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비판이 가해지고 있어서 실제로 법제화가 될 것인지 또는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로 수정이 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 법제화의 향방에 따라 향후 노동관계법 전반에 큰 폭의 변경이 가해질 수 있는 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종현 변호사 (johkim@sh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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