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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기획] “법률시장 파이 키울 제도적 뒷받침도 부족”

    2023 법조산업, 성장과 도약으로 ③ 구조적 한계·낡은 관행에 발목 잡힌 법조산업

    홍수정 기자 soojung@lawtimes.co.kr 이용경 기자 yklee@ 홍윤지 기자 hyj@ 박선정 기자 sjpark@ 임현경 기자 hylim@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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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산업의 성장이 더딘 것은 제도적 지원 미비도 주요 원인이다 법률시장의 파이를 키울 디스커버리, 판결문 데이터 공개 등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법률 비용을 둘러싼 낡은 인식과 관행도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 “디스커버리, 판결문 공개 미비” = 2019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서 소송전을 벌였다. 특허권자 친화적 성향으로 유명한 미국 텍사스(Texas)주 지방법원에는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한 지적재산 소송이 몰린다.

     

    한 외국계 기업의 사내변호사는 “지적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는 국내 기업조차 침해 사실을 밝히기에 유리한 디스커버리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외국에서 소송을 벌인다. 관련 법률 비용은 외국 로펌 차지다. 해외 사건은커녕 국내 사건조차 해외 법조로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디스커버리(증거개시제도) 도입’은 지지부진하다. 국회에는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과 관련해 3건의 민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개정안에는 소 제기 전 증거조사 절차를 신설하거나 증거 개시 방안의 하나로 진술 녹취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두 건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단계에 머물러 있고, 나머지 한 건은 지난해 10월 발의돼 법사위에 회부됐다. 특허 소송 절차에서 증언녹취 제도를 도입하자는 특허법 개정안도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산자원특허소위에서 논의되고 있다.

    법무부는 2020년 집단소송에서 소송 전 증거 개시 절차를 포함하는 내용의 집단소송법 제정을 추진했다. 해당 법안은 법제처 심사 보류 상태에 놓여있다가 2021년 심사 반려됐다.

     

    한 법무부 관계자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집단소송에만 먼저 적용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경제계에서 법안이 급진적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법무부 내부에서도 일부 반대 목소리가 있어 장기간 답보 상태에 있게 됐다”며 “공식적으로 입법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여러 경제적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라고 말했다.


    ◇ “리걸테크 등 신(新) 법조산업 키울 제도적 지원도 부족” = 새로운 법조 블루오션 산업을 키울 제도적 지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판결문 검색 서비스 등 법률정보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리걸테크 기업들은 판결문을 전면 공개하지 않는 현재의 환경이 한계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정인호 리걸테크 대표는 “한 건 당 1000원을 지불하면 하급심 판례 등을 볼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전체 판례 데이터의 약 5%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률 분야는 의료만큼 큰 빅데이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데 일련의 규제나 제약으로 관련 인공지능(AI) 등을 연구·개발하려 해도 한계가 있다”라고 했다.


    ◇ “법률비용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 = 법률비용을 둘러싼 낡은 인식과 관행도 문제다. 로펌의 주요 고객인 기업에서는 법률비용 부문의 지출을 줄이는 것이 법무실의 실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한 국제중재 전문 변호사는 “국내 기업 법무실에서는 연초 배당 받은 예산을 얼마나 아꼈는지 여부가 실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며 “(반면) 영미권에서는 법무실이 예산을 충분히 집행하지 못하면 눈총을 받는 경우도 있다. 예산을 충분히 사용해야 높은 수준의 법률서비스를 적시에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로펌의 타임 차지(time charge) 격차도 문제다.

     

    한 국내 대형로펌 경영위원은 “영미권에서는 변호사가 고객에게 청구하는 시간당 보수가 최대 200만 원을 웃도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국내 로펌의 경우 10년째 100만 원 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높은 수준의 자문료를 받기 위해서는 통상 20~30년의 경력을 쌓아야 하지만, 영미권은 10년 차 변호사도 실력을 인정받을 경우 최고 수준의 자문료를 받는다.

     

    미국 로펌은 송무 사건에서도 소요 시간에 따라 수임료를 받는 타임 차지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서는 착수금과 성공보수, 출장 여비 등을 합산한 총액으로 계약하는 ‘정액제’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타임 차지 방식을 송무 사건에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별취재팀=홍수정·이용경·홍윤지·박선정·임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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