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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국선전담변호 수준높다”

    전담제 실시 2년, 재위촉 대상 34명 모두 긍정 평가
    제도 활성화 위해 사건부담 줄이고 시설지원 등 추진

    최소영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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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선변호전담변호사제도가 시행된지 2년을 넘기면서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에게 국선변호가 나아졌다는 호평이 이어지는 등 제도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대법원은 전국에 있는 58명의 국선전담변호사들 중 재위촉 대상자인 34명이 그동안 매겨진 활동심사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선전담변호사들은 법원 내부 통신망에 재판결과 등을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대법원이 직접 변호사들의 활동을 관리하고 있다”며 “특히 변호사들에 대한 심사는 전담재판부 의견이 가장 중요한데 재위촉 대상자 대부분이 재판부로부터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재판을 맡고 있는 한 판사 역시 국선전담변호사가 생긴 후 어떤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요즘 국선전담변호사들 때문에 재판부는 귀찮은 일이 많아졌다”며 농담섞은 긍적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국선전담변호사들이 매 사건에서 열심히 변론을 하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것은 무엇이든 주장하기 때문에 충분한 심리가 가능해졌다”며 “국선변호에 대한 전반적인 수준이 상당히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국선전담변호사들의 경우 형사재판만을 전담하기 때문에 2년의 형사사건 경력이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에게 충분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구속된 피고인들은 구치소 등에서 국선전담변호사들의 실력에 대해 소문을 듣고 사선보다 국선전담변호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대법원은 국선전담변호사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이어 변호사들이 더욱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개선에 나섰다.

    지난 1월부터 국선전담변호사들이 맡을 사건 수를 월 최대 35건에서 30건으로 줄였다. 이는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증거개시제도, 준비절차제도 등 공판개시 전에 변호인들이 활동할 가능성이 커지자 작년 보다 5건을 줄인 30건으로 최대사건수를 제한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사건 마다 가중치를 둬서 피의자 등이 혐의를 부인하는 사건이나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사건 등 어려운 사건의 경우에는 1건을 맡아도 2건 내지 5건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사건부담이 확실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국선변호사는 개인적인 사정, 출산이나 질병 등의 사유가 생기면 업무중지를 신청할 수 있다. 국민참여재판이나 개정형사소송법 등 달라진 법제도에 대해서도 국선전담변호사만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계획 중에 있어 새로운 제도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배워 볼 수 있다.

    대법원은 또한 “국선전담변호사들의 숫자와 예산규모를 고려해 사무실이나 사무실 임차료 등 적절한 지원을 올해부터 하겠다”고 밝혀 기존에 없던 시설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모 변호사는 “국선전담변호사제도가 보다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변호사들이 국선업무에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며 새로운 제도 개선에 환영하는 뜻을 표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국선전담변호사는 그래도 국선업무에 대한 뜻을 두지 않으면 힘들 것” 이라며 국선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기도 했다.

    국선변호인들의 경우 어느 변호사들 보다도 힘든 하루를 보낸다. 재판이 없는 월요일은 구속피고인을 만나러 구치소로 향하고 재판이 있는 화요일부터 금요일은 재판을 하러 법원에 간다. 매달 35건의 신건을 검토하고 기존 사건까지 합쳐 월 최소 50여건을 소화해야 한다. 남들은 보수 800만원이면 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국선변호라는 본래의 목적의식 없이는 버티기 힘든 일이다. 국선전담변호사들은 매달 넘쳐나는 사건과 싸워야 하지만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어려운 형편인 피고인의 억울함을 풀어줄 때면 국선변호인으로서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에서 국선전담변호사로 활동중인 심훈종(72) 변호사는 “국선전담변호사는 참으로 보람있는 일” 이라며 “일평생 변호사로 일하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에서 국선업무를 시작했지만 여러모로 보람있고 즐거운 일” 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사형수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았다. 사형수로 복역중에 교도관을 폭행해 또 다시 재판을 받게 된 A씨는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인간적으로 나를 대해 준 분은 처음봤다”며 “사형수인 자신에게 의미없는 재판일지도 모르는 데 친절하게 대해줘서 감사하다”고 편지에 썼다. 심 변호사는 “보수와 상관없이 공익을 위해 일하는 국선변호사 이기때문에 가능한 일”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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