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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연수원, 형사정책연구원

    강력범 피해자 3명중 2명 대인기피증 시달려

    법무연수원-형사정책연구원, 제1회 형사사법포럼
    66% "사람 만나는 것 힘들어"… 가족 70% "사소한 일에도 불안"
    범죄피해 개념 보다 확대… 가족의 심리적·신체적 치료도 절실

    김재홍 기자 nov@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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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강도·강간·방화 등 강력범죄 피해자 3명 중 2명꼴은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느끼는 외상후 스트레스 정도는 이 증상으로 치료받고 있는 일반 환자들보다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돼 범죄피해자들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 가족 대부분이 사건 이후 사소한 일에도 두려움을 느끼는 등 불안증세를 호소하고 있어 범죄피해가 피해자에게만 머물지 않고 가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범죄피해자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장기적 지원대책은 물론 피해자 가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또 이를 위해 범죄자들이 납부하는 벌금 중 일부를 피해자 지원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범죄피해자보호기금제도를 도입하는 등 재원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법무연수원(원장 박용석)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박상기)은 지난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 2층 베리타스홀에서 '범죄피해자의 피해실태와 보호·지원정책'을 주제로 '제1회 형사사법포럼'을 개최하고 이같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 "범죄피해, 가족해체 일으킨다"= 김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피해자와 가족 1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강력범죄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피해실태'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65.9%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힘들다'고 답했으며, 절반이 넘는 57.9%가 '이웃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이 느껴진다'고 응답하는 등 대인기피증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64.5%가 '가해자나 가해자 가족과 마주칠까 두렵다'고 했으며, 80.2%는 '사건을 상기시키는 장소나 사람들을 피하게 된다'고 호소했다. 86.6%의 피해자는 '범죄피해를 또 당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답해 이들이 계속적인 두려움 속에 살고 있으며, 78.2%는 '사건 이후 일에 대한 능률이 떨어졌다'는 반응을 보여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나 충동을 느꼈다는 응답자도 31.8%나 됐다.

    김 부연구위원은 "범죄피해자들이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될까봐 혹은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이 두려워 스스로 사회적 관계를 제약해 위축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정도도 범죄피해자들이 43.81점을 기록해 일반 대학생 평균인 28.6점은 물론 이 증세로 치료를 받는 일반 환자들의 평균인 39.1점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들이 입는 피해도 심각했다. '사건 이후 가족들이 사소한 일에도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69.8%에 달했으며, '가족들이 사건 이후 서로 다투는 일이 많아졌다'는 응답도 31.4%나 됐다. '범죄발생 후 서로 소원해져 떨어져 산다'는 응답이 16.4%, '범죄원인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며 비난했다'는 피해자도 12%로 나타나 범죄피해가 가족해체현상으로까지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범죄피해자 지원대책에서 범죄피해의 개념을 보다 확장해 피해자 가족에 대한 지원과 정신적 피해 등 장기적 피해에 대한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며 "(법무부가 추진하고 있는) 범죄피해자복지센터 설립 및 효율적 운영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심리적·신체적 외상치료는 물론 구직알선 등을 통한 경제적 자립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실질적인 범죄피해자 지원사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원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범죄피해 구조금 수령자 0.1%에 불과= 김현철 법무부 인권구조과장은 '2010년 법무부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제도 중점 추진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해 4월 범죄피해자 구조금액이 최대 3,000만원으로 증액되긴 했지만 일본 등 다른 선진국에 크게 미흡할 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지급요건으로 인해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2008년을 기준으로 전체 강력범죄 피해자 수가 28만여명에 이르지만 구조금 수령자는 155명에 불과해 0.1%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범죄피해자 보호 및 지원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의 확충이 절실하다"며 "범죄자가 납부하는 벌금의 일부를 범죄피해관련 사업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범죄피해자보호기금의 설치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 등 103명은 납부된 벌금의 5%를 기금으로 조성해 범죄피해구조금과 범죄피해자 지원법인에 대한 보조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범죄피해자보호기금법 제정안'을 발의했으며,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중에 있다.

    ◇ "피해자에게 범죄자의 양형의견 진술토록 해야"= 한편, 박광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범죄피해자의 양형절차에의 참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양형기준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양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쉽게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불신을 합리적으로 해소시킬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양형단계에서 범죄피해자의 적극적 참여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그 방법으로 형사소송법상의 피해자 진술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기존 증인신문절차와 분리된 독립된 형태의 피해자 진술권을 확립하고, 피해자 진술시 피해자가 피고인(가해자)에 대한 양형의견도 진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범죄피해자가 공판참가를 신청해 검사와 같이 법정에서 증인신문 및 피고인에 대한 직접 신문, 검사와 별도로 논고와 구형을 할 수 있는 등 검사와 함께 공동 원고로서 소송에 참가하는 제도인 독일의 부대공소제도나 일본의 피해자 참가인제도 등도 우리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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