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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연수원, 형사정책연구원

    "적법절차 원칙 강화… 검찰 권한은 축소"

    형사정책연구원-형사법학회 공동 형소법 개정시안 발표
    위법수집증거배제원칙 적용 확대·사후 체포영장제 도입
    영상녹화물 증거사용 제한·검사의 즉시항고권도 폐지

    이윤상 기자 lee27@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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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5일 법무부의 형사소송법 개정시안 공개를 앞두고 국내 형사법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가 있는 형사정책연구원과 한국형사법학회가 공동으로 형소법 개정시안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학계 개정시안은 △위법수집증거배제원칙 적용범위 확대 △영상녹화물의 증거사용 제한 △재정신청권자 고발인으로 확대 및 검찰항고전치주의 폐지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및 구속취소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권 폐지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검사의 항소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적법절차원칙과 피의자·피고인의 권리를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검찰의 권한을 일부 축소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면책조건부진술제와 영장항고제, 영상녹화물의 본증 사용, 사법방해죄 신설, 참고인 구인제 등 검찰 수사력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설정하고 있는 법무부의 개정 추진방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박상기)과 한국형사법학회(회장 정영일)는 의견수렴절차를 거친후 최종안을 확정해 정부부처에 전달하겠다고 밝혀 학계가 마련한 이번 개정시안이 법무부의 형소법 개정추진과 국회 최종 입법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법조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긴급체포시 사후체포영장제 도입= 형사정책연구원은 지난 30일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의 쟁점과 검토'를 주제로 '2010년 공동학술회의'를 열고 그동안 연구해온 형소법 개정시안을 발표했다.

    개정시안은 우선 긴급을 요한 중대범죄 혐의자를 수사기관이 영장없이 체포하더라도 체포 즉시 영장을 청구하도록 사후체포영장제를 신설했다. 이은모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긴급체포에 대한 사후적 사법심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수사기관에 의한 긴급체포의 남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영장에 의해 체포해야 할 피의자까지 영장없이 체포하게 할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개정시안은 또 현행규정과 달리 영장실질심사와 체포·구속적부심사를 받는 기간도 체포 또는 구속기간에 산입하도록 했다. 적법절차원칙과 피의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검찰사건사무규칙 등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내사'를 형소법에 편입시켜 '검사는 내사, 진정 등 수사개시 전 단계에서 피내사자의 동의가 있는 때에 한해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해 피내사자에 대한 인권침해소지를 줄였다.

    ◇ 검사작성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 제한= 검사 작성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더욱 제한한 것도 이번 개정시안의 특징이다.

    현행 형소법 제312조1항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가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됐다는 점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의 진술에 의해 인정되는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어 같은조 2항은 피고인이 조서의 진정성립을 부정하는 경우에는 조서의 내용과 동일한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증명이 있고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음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정시안은 제312조1항만을 유지하고 2항은 삭제했다. 피고인이 조서의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경우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막은 것이다.

    또 형소법 제308조의2가 규정하고 있는 위법수집증거 배제원칙도 더욱 강화했다. 현행법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만 규정하고 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위법수집증거를 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한 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와 검찰이 추진하고 있는 영상녹화물의 본증 사용추진에 대해 "영상녹화가 수사과정의 투명성 및 인권보장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적극 권장할 수 있지만 조서를 대체해 본증이나 탄핵증거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 양형자료조사 원칙적 법원 소속 조사관 수행= 법원과 검찰이 대립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양형조사와 관련한 해법도 제시됐다.

    개정시안은 법원의 양형자료조사는 원칙적으로 법원 소속의 조사관이 조사를 담당하도록 규정하는 한편 현행 보호관찰법상 보호관찰관에게 의뢰하는 판결전조사제도도 병행하도록 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의 양형조사는 원칙적으로 법원 소속 조사관제에 의하되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 등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 사건의 경우에는 현행 판결전조사처럼 보호관찰관에게 양형조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해 탄력적인 운용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개정시안은 또 현행 고소인에게만 부여된 재정신청권을 고발인에게까지 확대해 검사의 불기소처분권에 대한 제한을 강화했다. 또 검찰항고 전치주의를 폐지해 고소·고발인이 항고를 통해 검찰의 사전심사를 받지 않고도 곧바로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재정신청사건의 공소유지 소홀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공소유지변호사제도를 부활시켰다. 이외에도 개정시안은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의 평결과 재판부의 판결이 일치하는 무죄판결에 대해서는 검사가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한편 이번 개정시안에 대해 법무부는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시안은 야당과 법원의 입장만을 지나치게 반영하고 있는 개정안"이라며 "법무부안과 너무 많은 부분이 달라 앞으로 입법추진 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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