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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법조인 윤리문제, 법률적 제재만으로는 한계"

    이홍훈 신임 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
    최소한 법조인으로 윤리의식·철학·양심 갖춰야
    어려운 변호사 증가… 제도적으로 일자리 확충을
    윤리협의회 운영, 징계 중심에서 윤리 확립으로

    장혜진 기자 cor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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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윤리는 풀어나가기 참 쉽지 않은 문제에요. 변호사가 늘어나면서 사무실 유지조차 어려운 변호사가 생겨나고 있는 법조계의 문제와 물질만능주의라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맞닿아 있으니까요."

    지난달 29일 제4대 법조윤리협의회 위원장에 취임한 이홍훈(68·사법연수원 4기) 전 대법관을 6일 그가 몸담고 있는 서울 삼성동 법무법인 화우 회의실에서 만났다. 그는 "법조가 이대로 가선 안 되고 뭔가 기여를 하긴 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참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법조인이 물질만능주의에 빠지면 안 되는데 가족도 있다 보니 스님이나 신부님과 같은 윤리 수준을 요구할 수는 없어요. 법조계는 인간사에 가장 밀접해 있는 직업이니까요. 우리 사회에서 법조계만 바뀌라고 하는 것 역시 무리죠. 최소한 법조인으로서 윤리의식과 철학, 양심을 갖고 살면 좋지 않겠는가 생각해요."



    -법조윤리가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법조윤리협의회가 법 취지대로 법조윤리 확립, 건전한 법조윤리 진작 등의 기능을 제대로 활성화해서 법조계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변호사법은 변호사에게 기본적 인권옹호과 사회적 사명을 다하도록 의무를 명시하고 있는데, 현재는 경제적인 사익이 중심이 되고 공익활동에는 관심 있는 사람만 참여하고 있죠. 임기 동안 변호사들이 본래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분위기라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기대입니다.

    -전관변호사의 수임내역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을 두고 법조윤리협의회가 한동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비밀유지의무와 국민의 알 권리가 충돌하는 건데, 법률적으로 어떤 것이 옳고 옳지 않은가는 어려운 문제에요. 사건 관련 자료는 의뢰인 입장에서는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고, 직업의 자유가 있는 변호사 역시 자신의 업무 일부가 다 공개되는 거니까요. 국민 기본권과 국민의 알 권리 사이의 충돌은 헌법적인 문제인데, 그럴 땐 입법을 통해서 해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겠죠. 그렇더라도 헌법에 의한 본질적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고, 공익을 위한 제한적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겠죠. 개정법은 적절히 잘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개정 변호사법은 협의회가 관계기관이나 단체에 전관 변호사에 대한 사실조회나 자료제출을 요구할 경우 해당 기관이 이를 응하도록 했고, 동시에 협의회 역시 국회의 관련 자료 제출 요구에 따르도록 했습니다. 기대하거나 우려하는 부분이 있는지요.

    =협의회가 본래의 기능을 더 충실히 할 수 있는 점은 기대가 됩니다. 자료 제출도 국민의 알 권리와 청문회를 충실히 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게 입법이 된 것으로 보여요. 법조인들이 공직에 나갈 때 자신의 사건 수임 과정 등에서의 윤리와 본분을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어요. 부작용으로는 사건 수임 내역을 통해 개인 사생활이 알려지게 되고, 수임관계와 결과에 대해 자칫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있겠죠. 하지만 공직으로 나갈 사람이라면 사건 수임과정에서 본인이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전관예우 금지법을 적용받은 최초의 고위 공직자로 기록됐습니다. 어떠셨나요?

    =개정 변호사법이 2011년 5월 17일 공포됐고 5월 31일에 제가 퇴임을 했어요. 공포 14일만에 해당이 된거죠. 국회는 당시 사개특위와 법사위 논의 끝에 법 시행시기를 공포 후 3개월로 합의를 했는데 국회 본회의장에서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즉시 시행하도록 하는 수정안을 발의해 통과됐죠. 당시 언론에서는 저에 대해 '전관예우 금지법의 첫번째 피해자'라고 보도했는데 불쾌했어요(웃음). 저는 대법관 퇴임 이후 바로 개업을 하는 것보다는 고향에 내려가서 6개월 정도 쉬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꼭 제가 전관예우 금지법 시행으로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것 같이 비춰지게 됐죠.

    -최근 공익 활동이나 후학 양성에 힘쓰는 법조계 인사들이 많아졌습니다. 위원장도 화우 공익위원장을 맡고 계시지요.

    =과거에는 퇴직하면 조용하게 자기 사건을 하면서 지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법조인들이 사익만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사회나 국민들의 시각도 부정적이고, 법조인으로서 우리 본분에 맞느냐는 생각을 해서 (경제적으로) 크게 어려움이 없으면 변호사 개업을 하는 대신 학계로 가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지요. 공익 활동에도 많이 참여하고 계시고요. 좋은 일이지요.

    -일부 전관 변호사들은 로펌에 들어가 편법으로 여전히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사실상 사건에 관여하면서 선임계에는 다른 사람의 이름만 올려 소송수행을 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겠죠. 실제로도 이런 사례 1건이 적발돼 협의회가 최근 변협에 징계개시 청구를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쨌든 법이 효과는 있을 거라고 봅니다. 살인죄가 있다고 살인을 안 하는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조심은 하지 않겠어요. 법조윤리는 결국 인격과 생각, 마음의 문제에요. 결국 각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법조윤리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나 제도적으로는 어떤 뒷받침이 있어야 할까요.

    =사무실 유지나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 있는 변호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사회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넓혀 주고, 사건분쟁 예방 차원에서 계약서 검토나 자문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길도 마련해 줘야겠죠. 외국에서는 부동산 계약 시 일정 액수 이상은 의무적으로 변호사가 계약서를 검토하도록 하는 곳도 있어요. 변호사가 많고 사회적·제도적 장치가 잘 안 돼 있는 미국에서는 이런 윤리 문제가 더 심해요. 우리가 가야 할 법조윤리확립이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법조윤리협의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요.

    =협의회는 법률에 의해 법조윤리 실태 분석과 대책 마련, 법령 위반 징계개시 신청 등의 역할을 하도록 돼 있는데 그동안은 비리에 대한 징계개시와 수사의뢰 업무를 중심으로 주로 운영됐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법조윤리 확립을 위한 법령제도 및 정책 협의, 대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역할에 걸맞는 기구로서 틀을 갖춰야 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많아 걱정입니다. 우선 기구 성격 자체가 공적 기구도, 사적 기구도 아닌 애매한 측면이 있죠. 예산부족 등의 문제도 있구요. 앞으로 법조계 내 비리 등의 문제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이같은 지원 문제가 잘 해결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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