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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검찰

    新노년층 '유언 공증' 선호하는 이유는

    간편하고 법적효력 확실… 사후 재산분쟁 방지
    지난해 국내 공증사무소 50곳서 761건 처리
    건물 임대차·협의이혼 관련공증의 1.6~4.5배
    유증재산 5억원이면 77만원 정도 비용 부담

    김재홍 기자 nov@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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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63·여)씨는 최근 공증사무소를 찾았다. 재산을 두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다.

    A씨는 음식 장사 등을 하며 억척같이 돈을 모아 자식들을 공부시키고 본인 명의의 재산도 꽤 불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지만 젊은 시절부터 남편의 바람기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러던 중 자신이 죽으면 남편이 두 아들보다 50%나 더 많은 재산을 상속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사를 하느라 고생한 탓에 무릎이며 안 아픈 데가 없는 A씨는 생기가 넘치는 남편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자신이 남편보다 오래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은 급했지만 죽기 전에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면 '찬밥 신세'가 된다는 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끙끙대던 A씨는 우연히 '공증사무소를 찾아가 유언을 하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부 부유층의 일로만 생각했던 '유언 공증'이 베이비 부머 세대 등 신(新) 노년층이 등장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6·25 전쟁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온 몸으로 겪으며 대한민국 사회의 급속한 변화를 일궈냈던 50~60대들이 은퇴와 함께 황혼을 맞이하며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 세대는 급속한 핵가족화와 가족공동체의 유대감 약화 등에서 비롯된 부모와의 갈등, 형제자매간 상속 다툼 등을 직간접으로 체험한 데다 이전 세대와는 달리 법률 지식도 많아 향후 일어날 분쟁을 미리 막고 애써 일군 재산을 자기 뜻대로 처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장재형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근 법무부 연구용역을 받아 제출한 '공증 불실원인의 실증적 분석 및 신뢰확보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공증업무가 가장 많은 국내 공증사무소 50개소가 처리한 유언공증은 모두 761건에 이른다. 평균 15.2건으로 사무소 별로 한 달에 1건 이상씩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어음·수표나 금전소비대차 등 '강제집행증서' 관련 공증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건물임대차나 협의이혼 공증 등 '일반공정증서' 중에서는 유언공증이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같은 기간 건물임대차 관련 공증과 협의이혼 관련 공증이 각각 488건과 168건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각각 1.6배, 4.5배나 많은 수치다.

    남상우 대한공증인협회 법제이사는 "최근 들어 유언 공증과 관련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민법이 정하고 있는 다른 유언 방법에 비해 간편한 데다 법적 효력이 확실해 의뢰인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민법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유언공증)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 5가지 방법에 의한 유언을 인정하고 있다.

    가장 흔한 자필증서 유언은 전문을 직접 써야 한다. 작성한 날짜와 이름, 주소를 쓴 뒤 마지막으로 꼭 서명날인을 해야 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무효가 된다. 유언에 엄격한 방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법적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유언의 형식을 지키지 않아 법적분쟁으로 번지는 경우도 많다. 자필인지 여부를 놓고도 소송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자필증서나 녹음에 의한 유언은 유언서나 녹음된 파일 등을 잃어버리거나 파기 등 훼손될 경우 유언이 철회되거나 취소된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유언자가 사망후 그대로 유언이 집행되는데 불안 요소가 많다.

    비밀증서나 구수증서 방식의 유언은 어차피 또다시 공증이나 법원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해 번거로운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유언 공증 방식은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효력이 확실하다. 본인의 유언임을 입증할 증인 2명과 함께 공증사무소를 찾아가면 된다. 유언서를 미리 써갈 필요도 없다. 공증인이 유언을 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작성하기 때문이다. 공증된 유언 원본을 공증사무소가 보관하기 때문에 분실 위험도 없다. 의뢰인에게는 유언서의 정본이나 등본을 발급해 준다.

    지병으로 입원 중인 의뢰인들을 위해 공증인이 직접 병원으로 출장을 나가기도 한다. 증인 2명은 의뢰인이 미리 섭외해 두어야 한다. 유언공증은 유언자가 공증인 앞에서 유언의 취지를 말로 해야 하기 때문에 의식이 없거나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나쁜 의뢰인은 이용하기 어렵다.

    유언 공증한 내용을 수정하거나 철회할 때에는 자필증서 등으로 해도 상관 없지만 분쟁 소지를 없애기 위해 공증사무소를 찾는 것이 좋다.

    유언 공증 비용은 유증할 재산 가액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1억원이면 17만원, 3억원이면 47만원, 5억원이면 77만원선이다. 물려줄 재산이 10억원이면 152만원, 15억원이면 227만원선이다. 20억원 이상은 모두 300만원이다. 유언공증 기본수수료 상한액이 300만원이기 때문이다.

    공증인이 의뢰인이 입원해 있는 병원에 나갈 때는 출장료가 별도로 붙는다. 야간이나 휴일에도 기본수수료의 50%가 할증된 금액을 내야 한다.

    한편 대한공증인협회(협회장 김진환)는 23일부터 1주일간을 공증주간으로 정하고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공증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홍보활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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