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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증언거부권 행사의 재해석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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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아내 정경심 교수의 재판에서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정 교수와 그 아들도 최강욱 국회의원의 재판에서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였다고 한다. 조 전 장관이 증언거부에 앞서서 "형사법학자로서 진술거부권의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을 역설해 왔다. 우리 사회에 이런 권리행사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법정에선 작동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자신의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뿐만 아니라 증인으로 출석할 아내와 아들에게도 같은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상 증인은 법정에 출석하여 선서하고 신문에 따라 증언을 할 의무가 있다. 사건내용을 체험하여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재판에 참여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당연한 도리이며, 이를 통해 법치주의가 실현되고 사회가 바르고 굳건하게 지탱되는 것이다. 다만, 자기나 친족 등이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발로될 염려가 있거나(제148조), 변호사나 의사 등이 업무상 위탁을 받은 관계로 알게 된 사실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제149조)에 대해 예외적으로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진술거부권은 피의자나 피고인이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신문에 유불리를 떠나 제한없이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것임에 비해 증언거부권은 자기 또는 친족 등에게 불이익한 증언에 한해서 거부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결국 증인이 진실대로 증언하면 피고인이 유죄판결을 받게 되고, 반대로 거짓으로 증언하면 자신이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 난처한 상황을 특별히 배려한 것에 불과하다. 결코 당당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조 전 장관 등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에는 법정에서 진술하겠다며 대부분의 진술을 거부하였고, 법정 외에서는 활발하게 결백을 주장하는 바람에 재판부의 자제요청까지 받았음을 보면 왜 법정에서 자신들의 억울함을 밝히지 못하고 증언거부권 뒤에 숨어 침묵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가령, "아들이 실제 인턴활동을 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증언을 거부하였는데, 도대체 인턴활동을 하였다면서 그 내용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법정에서 괜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나 법조인들의 지탄을 받더라도 무죄를 자신하고 있다는 것인가. 막무가내 증언거부로 인해서 국민들의 상식의 법정에서는 이미 결론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법조인을 양성하는 교육자이고 법무부장관까지 한 분이 검찰수사가 부당하다며 진술을 거부하고 법정에서도 검사의 질문에 303회나 증언거부를 반복하면서 자신들에 대한 가짜뉴스를 뿌리뽑겠다고 고소하고 처벌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면 참 딱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조 전 장관 부부가 법정에서는 혹시 무죄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학생들에게 부끄럽다면 교육자로서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제발 학생들도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의식하고 지금부터라도 '그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밝혀주길 기대한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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