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사설

    탄핵 이후의 법치주의 과제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지난 10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사건 결정에서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이라는 것과 법치주의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우리 모두가 지켜나가야 할 가치임을 확인했다. 헌재는 같은 맥락에서 민간인 최서원의 무분별한 국정개입을 방조한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가 임기 내내 지속되었고, 이를 조사하기 위한 검찰과 특검의 활동에 대통령이 협조를 거부한 것을 주된 파면사유로 삼았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들과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재판결과를 수용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곧 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늦었지만 전직 대통령이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로부터 헌재의 선고가 있기까지 90여일간 대규모 찬반시위가 계속되고 위기도 있었지만 평화롭게 사태를 수습한 국민들의 성숙된 시민의식에 대하여 외국의 언론들이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국민들도 헌재의 탄핵재판을 지켜보면서 헌법의 규범력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것과 그 소중함을 뼈저리게 실감했을 것이다. 대통령의 탄핵은 분명히 불행한 사건이지만 권력자의 자의적인 통치행위에 대한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의 승리라는 점에서 자축할만하다. 또한 세계 최악의 폭압정권에 시달리는 북한주민들 사이에 대통령 탄핵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고 하니 북한정권이 의도하는 바와는 정반대로 주민들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의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법 위에 군림하려다가 파면을 당하게 된 것을 대통령의 개인책임으로 돌려서는 결코 안 된다. 우리 헌법은 입법, 사법, 행정의 3권을 엄격하게 분리해 놓고 이들 상호간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조화롭게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는 내각제적 성격을 갖는 국무총리와 국무회의가 설치되어 있어 행정부 내부적으로도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국회는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대통령에 대하여 무조건 반대하거나 충성경쟁을 벌이는 의원들로 나뉘어 대립하는 바람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국무총리가 장관임명에 있어서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국무회의가 헌법이 예정한 대로 운영되었더라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장·차관들이 대통령이나 그 측근의 개인비서처럼 행동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국민들이나 언론 모두 대통령의 인사에 관한 월권행위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기는커녕 이를 당연한 관행으로 받아들여 왔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헌법을 위배하고 헌법을 수호할 의지가 결여된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하였으니 새로운 대통령은 헌법에 명시된 대로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자질과 의지를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그러나 벌써부터 후보자들 사이에 포퓰리즘적인 공약이 난무하고 있으니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