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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교정시설 과밀화, 해법은?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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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용자가 넘쳐나니 교정시설을 확충하고 공무원을 증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직 대통령도 구치소에 있고 전직 법무부 장관과 재벌총수가 수용될 정도니 대충 봐도 수용시설의 과밀화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어떤 구치소는 정원의 1.6배가 수용되어 있다고 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2월 구치소 1인당 수용면적을 지금의 두 배로 넓히라고 주문했지만, 지금 정원 초과된 인원까지 감안하면 시설의 대폭 확충은 불가능에 가깝다. 5년 내지 7년의 말미를 얻었지만 그 안에 예산도 예산이거니와 기피시설이 들어설 장소를 구하는 것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아무리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과밀수용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다. 교정역량의 한계를 넘어서 가두어 두기에 급급한 교도소는 수형자의 재사회화를 꾀하기 난망인 상태다. 그래서 교정시설의 과밀화는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


    그 묘수를 찾아야 한다. 수용인원의 증가에 비례해 시설을 증축 내지 신축해야 한다는 해법은 짧은 생각이다. 증가 원인에서 그 해답을 구해야 한다. 지금 구치소에 수용되어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사정책과 관련이 있다. 무관용주의와 엄벌주의 형사정책으로 구속 수사와 재판이 원칙이 되고 범죄와의 전쟁을 연상시키는 4대악(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척결로 검거인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강성화 형사정책의 결과다. 4만6600명의 정원을 유지하던 수용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4년 만에 만 명이나 늘었다. 경기침체로 인한 생계형 범죄가 증가한 것도 원인 중의 하나다. 벌금미납으로 노역장에 유치되는 인원도 지난 5년간 연평균 3만8846건에 달한다. 100만원 이하 벌금이 전체 벌금형의 50%정도인데, 납부하지 못하면 노역장에 유치되니 구금시설이 콩나물시루가 될 수밖에 없다.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범한 자까지 경제적인 이유로 자유가 박탈되는 현실은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

     

    물적·인적 인프라 확대가 절실하지만 해법은 만만치 않다. 교정시설은 대표적 기피시설이라 부지 확보가 쉽지 않는데다 예산을 배정받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용시설로 들어오는 인원을 줄이는 방식이어야 한다. 마구 잡아들이고 가두는 후진적 형사정책을 재고해야 한다. 내년부터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대한 집행유예가 시행되면 사정이 조금 나아질 수 있다. 약식명령절차에서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게 하고 정식재판 청구사건에서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을 폐지하는 등 형사소송법 개정이 필요하다. 경미한 범죄자는 수사단계에서 원상회복을 조건으로 하는 형사조정이나 화해 등 다이버전(Diversion)으로 형사절차를 끝내야 한다. 

     

    법정으로 끌고 와서는 안 된다. 불구속 수사와 재판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재판이 진행되더라도 벌금형의 선고유예를 활용하여 형사사법의 부담도 줄이고 교정시설로 오는 길을 차단해야 한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들에게 교정시설 수용은 득보다 실이 많다. 법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일반예방과 특별예방의 관점에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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