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法臺에서

    너희는 어쩌다 그곳에 있을까

    권양희 부장판사 (서울가정법원)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18400.jpg

    김천소년교도소.

    만 14세부터 23세까지의 소년들이 머무는 대한민국 유일의 소년교도소다.

    교정이나 교화를 기대하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공간이다. 굵은 창살 사이로 난 한 뼘 남짓한 배식구 너머에는 열을 맞춰 개어진 이부자리와 설거지를 위한 한 칸짜리 개수대가 있다. 개수대가 생기기 전에는 화장실 수돗가에 쪼그리고 앉아 설거지를 했다고 한다.

    한 녀석씩 붙잡고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묻고 싶었다.

    장기형과 단기형, 그 중간의 어느 때쯤엔 출소하리라는 막연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대부분은 장기형의 마지막 하루까지 빼곡히 채우고 사회에 발을 디딘다. 열악한 공간에 혈기왕성한 청소년기 아이들이 모여 있으니, 좁은 공간에서 서로 다투지 않을 리 없다. 그래서인지 23세까지 소년교도소에 머물 수 있음에도, 성년이 되면 대부분이 낯선 성인교도소로의 이감을 선택한다.

    젊다기보다 어리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나이.

    전과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앞으로의 긴 시간들이 얼마나 팍팍할지, 그러다 또다시 범죄의 길로 빠지게 되진 않을지, 혹은 자신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탓하다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괴물이 되어버리진 않을지.

    더욱 마음에 걸리는 것은, 소년교도소 아이들이 저지른 범죄가, 보호재판을 받고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이 저지른 비행보다 중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형사재판과 보호재판 사이에서 고민할 겨를도 없었거나, 소년원에 가느니 차라리 집행유예를 받는 것이 낫겠다며 얄팍한 계산을 했다가 또다시 어이없는 잘못을 저질렀거나.

    얼마간의 합의금조차 지급할 여력이 없었거나, 그에 더하여 눈물로 함께 잘못을 빌어줄 부모조차 없었거나.

    소년에 대한 형사재판과 보호재판의 균형.

    소년법원에서 형사재판과 보호재판을 함께 한다면 모를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그 아이들이 살아갈 앞으로의 시간들을 생각하면, 다른 어떤 재판보다 더욱 마음을 다할 일이다. 모든 소년사건은 ‘중요사건’이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