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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주도 개헌

    최기상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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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헌절이다. 국회는 작년 12월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발족하여 ‘국민과 함께 하는 상향식 개헌’을 내걸고 헌법개정절차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은 여론 수렴 대상일뿐 개헌의 주체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으며, 정치인과 전문가가 다듬은 개헌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헌법은 시민의 권리장전이자 국가 공동체를 어떻게 구성할지 정하는 최고의 사회적 약속이다. 개헌은 주권자이자 헌법개정권력자인 국민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데, 헌법에는 개헌에 대한 국민 참여로서 국민투표만 명시되어 있으므로, ‘국민과 함께 하는 개헌’이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직접 개헌안을 만들도록 ‘(헌법개정) 시민의회’를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 시민의회는 개헌뿐 아니라 선거제도 개혁, 기본소득과 대체복무제 도입, 탈핵 등 국가적 중대사에 대해 시민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토론과 숙의를 거쳐 결론을 내리는 참여민주주의 제도이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헌법의회), 아이슬란드(헌법심의회), 아일랜드(헌법회의와 시민의회)에서 헌법의 내용을 정하는 단계부터 시민이 참여하는 ‘아래로부터의 헌법’의 사례가 있다. 우리도 국회에 ‘국민 참여에 의한 헌법개정의 절차에 관한 법률안’이 제출된 상태다. “개헌특위에 자문위원회와 시민회의를 두어 개헌 기초안 작성과 국민 여론 수렴을 진행한다. 시민회의는 성별·연령·지역이 균등하게 추첨으로 뽑힌 200~300명의 시민들로 구성되어, 개헌 기초안에 대한 공론 조사와 토론, 국민 제안에 대한 보고서 작성 등을 수행한다.” 

     

    이번 개헌은 “이게 나라냐?”라는 물음에서 촉발된 측면도 크기에, 우리와 후손들이 살아갈 민주공화국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하여 함께 사유하고 논의하는 장이어야 한다. 특히 정치·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배제된 시민들, 억눌리고 무시당하는 약자들로부터 살고 싶은 자유롭고 정의로운 나라에 대하여 목소리를 듣는 데서부터 시작해 보자.


    시민들이 개헌을 주도하면서 나라의 주인임을 자각하고 민주주의자로서 역량을 키우면 ‘좋은 목자를 기다리는 양’이 아닌 ‘목자가 두려워하는 사자’가 된다. 남(정치인, 엘리트)이 비추는 빛을 따라가지 않고 스스로 걸으며 ‘빛을 만들어(헌법을 실현해)’ 낸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새로운 길(나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깨어있는 시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독법(讀法)이고, 헌법과 나라를 사랑하는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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