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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질과 ‘덕분에’

    김영기 지청장 (남원지청)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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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치즈통행세, 보복출점 등 갑질 논란으로 미스터피자의 창업주가 구속기소되었다. 연이어 장성 부인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까지 불거졌다. 돌이켜보면 갖가지 갑질 행위가 도마에 오른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맷값 폭행, 땅콩 회황, 기업 회장들의 운전기사에 대한 폭언 등 오너리스크를 야기한 사건은 물론 비행기 승무원, 백화점 점원, 아파트 경비원 등 약자에 대한 일반인의 폭언·폭행 사건까지 심심치않게 터져나오는 것을 보면 갑질은 이미 다양한 계층에서 다양한 유형으로 일상화된 것이란 생각마저 들게 한다. 조선 후기 삼정(三政)의 문란도 관리들의 갑질이 수단이었고, 최근 미국에서는 몇몇 항공사의 거친 갑질 태도가 인종차별시비까지 유발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직장 상사 등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하를 괴롭히는 행위가 잦아 '파와하라'(power harassment의 줄임말)라는 신조어가 유행하였다고 하니, 갑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해왔고 또 존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갑질은 개별 법률에 ‘권한남용, 우월적 지위의 남용’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민형사적인 방법으로 갑질행위자를 제재하여야 하겠지만 갑질이 ‘우월적 인간의 본성’에 기초한 뿌리깊은 현상이라면 그릇된 갑질문화를 없애기 위해서는 처벌을 넘어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대화를 할 때 습관적으로 '당신 말도 맞다. 그러나 내 생각은…'(vous avez raison mais je pense…)이라고 한다. 그 결과 격한 논쟁은 이루어지지만 감정싸움으로 발전하기는 쉽지 않다. 필자는 파리고등검찰청 연수시절, 고등검찰청 차장검사가 업무서류를 들고 서기(greffier. 우리의 계장에 해당)의 방으로 직접 찾아가 질문하는 장면을 목격한 바 있다. 문화적인 차이가 크겠지만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이 신선하였다. 

     

    '당신 때문에'(a cause de vous)와 '당신 덕분에'(grace a vous)는 그 의미가 다르다. 갑질은 상대방이 누구인지 상관없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을 때 근절될 것이다. 왠지 갑질이 하고 싶을 때 '당신 덕분에'를 떠올려보자. 모두가 '당신 덕분에'를 마음에 담고 살아간다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갑질 행태는 금새 사라질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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