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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결자해지(結者解之)

    이승윤 기자 leesy@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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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가 왜 논란을 자초해 이 사달을 일으켰는지 모르겠습니다."


    청와대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 유지' 방침 논란으로 13일 헌재 국정감사가 무산되자 헌재 관계자가 한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튿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나 야당이 조속히 헌재소장 후보자를 지명하라고 대통령에게 요구할 수 있고 후보자 지명이 과다하게 늦어지면 대통령을 탓할 수도 있지만, 그와 별개로 헌재소장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헌재 수장으로서 존중해야 마땅하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논란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새 헌재소장 후보를 신속하게 지명해 국회 인준 절차를 밟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인데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뜬금없이 브리핑을 자처해 대행 체제 유지 방침을 밝혀 논란을 자초한 청와대가 적반하장 격으로 나온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헌법재판관들도 16일 재판관 회의를 열고 소장과 재판관 공석 사태를 해결할 조속한 임명절차를 촉구하며 우회적으로 청와대의 입장에 불만을 표시했다. 재판관들이 재판관 인선 등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관들이 이 정도 입장을 냈다는 것은 (청와대에 대한) 강도 높은 불만의 표시로 봐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는 소장 임기를 명확히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법이 통과되면 곧바로 소장을 지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헌재소장 임기는 법률 개정 사항이 아닌 개헌 사항으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많아 통과가 요원한 상황이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청와대가 계속 고집을 부리는 것은 대행체제를 계속 끌고 가겠다는 것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대다수 법조인들은 "공석인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과 동시에 그를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하는 것이 현 사태를 매끄럽게 해결하는 방법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소장 인준안이 부결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헌재는 지난 1월 박한철 소장의 퇴임 이후 역대 최장 기간 동안 소장 공백과 함께 8인 재판관이라는 비정상적인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한 전직 헌법재판관은 "청와대가 적임자를 찾기 위해 후임 지명을 미루는 게 아니라, 계속 권한대행 체제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라면 이는 대단히 잘못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 했다. 실타래를 꼬아버린 것도, 꼬인 실타래를 단칼에 풀어낼 수 있는 것도 청와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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