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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술변론주의

    배용준 부장판사 (울산지방법원)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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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술변론주의 정착을 위한 노력이 시작된 지가 어느덧 10년이 넘게 흘렀다. 오래전 법과대학 재학 시절 법정방청을 하면서 강의실에서 배운 민사소송의 모습과 실제 재판 모습이 너무나 달라 깜짝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과거의 형식적인 절차 위주의 실무관행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 구술변론주의가 완전하게 정착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법원이나 재판부별로 구술변론의 방식이나 정도에서 상당한 편차가 존재하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2년째 민사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는 변론기일에서 주장의 요지, 쟁점, 증거 등에 대하여 당사자들에게 확인하는 질문을 하고 당사자가 이에 대하여 보충 내지 이의하는 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는 변호사의 변론 방식이 다양하다. 어떤 대리인은 이미 서면으로 제출되어 있는 주장들을 상세히 반복 진술하는가하면, 어떤 대리인은 토론의 여지를 주지 않은 채 무조건 다음기일까지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만 한다. 재판부 입장에서는 변호사의 다양한 변론 방식으로 재판 진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변호사의 입장에서도 재판부별로 제각각인 재판 진행으로 똑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개의 사건마다 각양각색의 특성이 있으므로, 재판운영 방식에 일률적인 기준을 정립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구술심리 방식이 서면심리 방식 이상의 그 무엇을 성취하면서도 그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개개 사안에 따른 탄력적인 운영이 불가피하다. 사건의 난이도, 변호사인 대리인의 존부 등 사안의 특성에 따라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여야 한다. 사실 어떤 유형의 사건에 어떤 심리 방식이 적합한지에 관하여는 아직까지 충분한 논의가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구술심리의 획일적인 표준화는 적절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것이지만, 유사한 유형의 사건에 대한 구술심리의 방식이 법원이나 재판부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 사안 유형에 따른 구체적인 구술심리 방식에 관한 논의가 발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법정방청을 온 예비 법조인들이 우리의 재판 모습을 보고 놀라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하지 않을까.

     

    배용준 부장판사 (울산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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