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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 교대역 '바베큐 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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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주하게만 보이는 교대역 부근에도 적지 않은 ‘맛집’이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법조인들에게 식사시간은 길든 짧든 꿀 같은 휴식시간이다. 그래서, 음식의 퀄리티과 분위기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잠시 쉼표를 찍고 정신적 위안을 찾고 싶어서일 것이다.

    정갈하고 깔끔한 한식이나 분위기 있고 은은한 양식, 다양한 재료와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일식이나 중식 등도 모두 좋지만, 가끔이라도 동료 변호사나 지인들 여러 명과 편하게 어울리며 좋은 안주거리에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편한 식당도 좋다.

    오늘 소개하는 ‘바베큐큐브’ (바베큐큐브 & 풍천장어, 일명 큐브장어라고도 함)는 그런 면에서 정말 최적화된 곳이라 생각한다. 깔끔하게 풍천장어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은근히 찾기 어려운데, 이곳은 장어구이와 흑돼지오겹살, 허브닭갈비 등까지 바비큐 형식으로 참숯에 구워 깔끔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넉넉한 공간과 친절한 직원들, 좋은 식재료와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위기에, 그렇다고 가격이 비싸지도 않은 식당이라 평소 즐겨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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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쓰는 것이 강점이다. 장어는 다른 장어집에서는 보기 힘든 두툼한 국내산 민물장어만을 사용하고,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장어 특유의 냄새가 나질 않는다. 장어를 여름이나 특별히 생각나는 날에만 먹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자주 먹게 되는 이유가 된다. 내가 이 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음식은 흑돼지 바비큐이다. 두툼한 흑돼지오겹살을 꼬치에 꽂아 서서히 돌려가며 구워주면 기름기는 쏙 빠지고 쫀득한 흑돼지 바비큐를 맛 볼 수 있다. 먹어 봐야 진미를 알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한 식당인 점이 가장 맘에 들기도 하지만, 특별한 점도 있다.

    처음 방문했을 때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큐브 형태의 정체불명의 박스(사진 왼쪽)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문을 마치면 그 가운데 참숯이 놓이고, 두툼한 고기가 정갈하게 꿰어진 꼬치가 박스 안에 자리를 잡는다. 꼬치 형태로 육류를 굽는 것에 오랜 역사가 있다는 걸 티비 프로그램을 통해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신박한 기계 안에서 꼬치구이와 숯불 바비큐 요리의 정수를 체험하게 된 것이다. 아하 감탄이 절로 난다. 좋은 식재료가 특별한 기계를 만나 이런 맛을 내는 것이구나. 나중에 확인하여 보니, 사장님이 직접 개발하여 만든 비장의 무기라고 한다. 법조인 특유의 걱정으로 특허는 내셨는지 질문을 했는데, 이미 특허도 받으셨단다.

    보통 고깃집에 가면 쎈 불에서 직화로 구워 주니 빨리 먹을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얼마 지나면 정신없이 먹다가 나중에는 술만 따로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곳은 숯불에서 나오는 복사열과 대류열을 이용하여 구워 주니, 먹는 속도를 조절해 가며 느긋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다.

    다양한 주류를 가져다 놓은 것도 인상 깊다. 각종 소주, 맥주는 물론 복분자주로부터 와인과 진까지 다양한 술을 구비하고 있고,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든든하다. 취향에 따라 술잔을 기울이면, 바비큐 안주의 풍미를 더해준다.

    위치가 교대 정문 앞이기는 해도, 학생들이 마음껏 방문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 그런데, 수제 소세지를 넣은 부대찌개 등 신메뉴를 개발하여, 다양한 고객을 공략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마음에 든다.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점심 메뉴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법대 동기들이 문득 떠오를 때에도 급히 연락하여 이곳을 찾아간다. 큐브에 놓인 바비큐가 익어가는 냄새를 맡으며 함께 추억을 떠올린다. 좋아했던 여자 동기의 근황, 연락이 끊겼던 선배의 소식, 각자 가정과 일터에서 분주하게 살아가는 정신없는 이야기들을 천천히 익어가는 고기와 술에 풀어 하루를 마감하곤 한다.

    이곳에는 방이 하나밖에 없고 예약이 빨리 차는 편이라, 방을 예약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하는 것도 팁이다. 인원이 많을 때는 뒷편에 별도의 공간을 예약하는 것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평소에는 개방을 안 한다고 한다.

    그 동안 정형적인 음식에만 길들여지신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최태원(41·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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