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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속적부심 논란과 사법부 독립을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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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석방한 결정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원이나 법관이 불가침의 성역이 아닌 이상 그 판단을 비판적 시각에서 논하는 것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작금의 양상을 보면 그 도가 너무 지나쳐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지경이다.

    언제부턴가 일부 네티즌들이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 담당 판사의 신상을 털고 댓글을 통해 극언을 쏟아놓는 행태가 다반사가 됐다. 이제는 명망 있는 정치인들까지 나서서 공개적으로 일부 판사를 적폐로 규정하고 가짜뉴스를 흘리기까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최근의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자,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가 SNS에 “대법원장이 침묵했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게재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야말로 김 대법원장이 이일규 전 대법원장 추념사에서 언급한 ‘여론이나 SNS를 가장하여 재판의 독립을 흔들려는 시도’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는 불구속수사의 원칙, 무죄추정의 원칙을 다시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구속이면 유죄 그리고 정의의 실현, 석방이면 무죄 그리고 면죄부 부여라는 식의 도그마가 아직도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1997년 영장실질심사제의 도입을 계기로 인신구속에 관한 주도권은 검찰에서 법원으로 넘어왔다. 법원은 그 이후 20년이 흐른 지금까지 불구속 수사 및 재판, 무죄추정의 원칙을 공고히 지켜왔는지 스스로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종래 ‘인질사법’이라는 후진적 인신구속제도에서 탈피하고 피의자의 구속 전 법관 대면권을 보장하는 구속영장 실질심사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대검 중앙수사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담당했던 구속기소사건 중 상당수의 사건들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됐다. 이런 사건들은 구속 당시에는 전 언론사가 취재경쟁에 나서 영장발부 사실을 대서특필하지만, 정작 지난한 법정공방 끝에 무죄가 선고되면 몇 줄짜리 사회면 단신기사로 취급하는 게 현실이다. 20년 전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다.

    최근의 사태를 접하는 국민의 입장은 혼란스럽고 법조인들로서는 착잡할 뿐이다. 이럴 때 우리가 방향타로 삼아야 할 것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문화, 그리고 적법절차 보장을 바탕으로 하는 법치주의 추구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법원과 법관을 공격하는 문화를 배격하여야 한다. 법원 스스로도 재판의 독립을 최상의 가치로 삼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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