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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 2018

    임형주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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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의 여름 나기는 힘겨웠다. 가뜩이나 무더웠던 데다 9월 말 시행되는 법률에 대비한 교육 및 어플리케이션 개발로 바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통을 안겨 주었던 장본인인 청탁금지법의 시행령이 개정돼 지난 17일 발효되었다. 이와 관련해 “7만원짜리 소고기는 선물해도 되는데 왜 2인분에 7만원짜리 불고기 전골은 같이 먹으면 안 되냐”, “커피는 사줘도 되는데 왜 커피 쿠폰은 주면 안 되냐” 등의 비아냥 섞인 질문을 받고 있지만, 그때마다 필자의 대답은 한결같다. “그래도 이만한 법이 어디냐.” 


    조선시대부터 뿌리 깊게 내려오고 각종 설문조사에서 줄곧 ‘퇴치되어야 할 범죄 1순위’로 꼽힌 것이 부정부패였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연줄문화는 넓은 의미에서 계층을 고착시키고 좁은 의미에서 부정부패를 만든다”고 했으니 청탁금지법은 한국 사회에 만연했던 연줄문화에 메스를 들이대 오랜 세월 묵혀 있었던 국민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법률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 있는 메스가 탄생한 이상, 법조인들은 그 메스를 정교하게 다듬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먼저, ‘직무관련성’, ‘사교 목적’과 같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의 의미와 범위를 명징하게 밝혀 주어야 한다. 그리고 법의 취지와 문언을 올바르게 이해한 바탕 위에서 국민들을 교육함으로써 법에서 금지하는 행위가 윤리적으로도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규범과 윤리 사이의 간극을 메워가야 한다. 

     

    양벌규정 면책조항의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정립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 면책조항의 판단기준이 정립되면 기업들은 그에 부합하는 준법경영 지침을 수립·시행할 것이고, 그 결과 사회 저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인식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호할지도 고민해 볼 만한 주제다. 


    청탁금지법이 제정될 때, 한 외신기자는 “한국은 은혜를 갚아야 하는 문화가 있다. 청탁금지법은 그런 한국의 문화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법”이라고 평하였다. 냉소와 비아냥을 헤쳐내고 청탁금지법을 만들어낸 2016년이 그랬듯이, 2018년의 한국사회도 그 질문에 멋지게 응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임형주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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