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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청년시대] 아이돌의 명암

    송혜미 변호사(현율 법률사무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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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소송을 맡아 대리했던 아이돌의 전속계약부존재확인소송이 최종 전부 승소 확정이 됐다. 해당 소송을 진행하면서 여러모로 마음이 쓰여 정성을 많이 쏟았었던 사건이었다. 

     

    ‘프로듀스48’이 흥행하고 있는 것처럼 K팝 아이돌이 세계적으로 한류를 주도하며 화려한 조명을 받자, 아이돌이 되고 싶은 아이들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TV속 화려한 면과는 달리 그 이면의 그늘은 처참한 경우가 많다.

    점점 연습생 혹은 데뷔를 한 아이돌들이 전속계약과 관련하여 소송을 하는 일이 늘어가고 있다. 늘어나는 분쟁의 속을 들여다보면, 소송을 하는 당사자들은 첫 계약을 맺을 당시에는 가까운 사이였던 관계가 적지 않다. 특히나 가장 가까운 사이라 지칭하며 소위 뜨게 해주겠다던 사람들이 점점 강압적으로 변하다가 못해 아이돌들의 신음소리가 밖으로마저 새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재판이라는 과정은 당사자로 이미 겪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복잡하고 고된 과정을 긴 기다림의 시간까지 인내하며 참아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는 어린 나이인 아이돌들이 재판을 결심하기란 쉽지 않다. 무작정 실익 없는 재판을 하라고 할 수도 없기 때문에 변호사는 이를 꼼꼼하게 따지며 다른 사건에도 그러하지만 당사자와 그 과정을 함께하여 의뢰인의 그 시간이 의미 있게 되기 위해 노력한다.

    상담을 오는 이제 갓 스물, 혹은 그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계약서를 가지고 상담을 오라고 해서 내가 묻는 첫 질문은 대개 같다.

    “정산서는 받아보셨나요?”

    그러나 말간 얼굴을 한 친구들은 나이가 많건 적건, 혹은 남자건 여자건 간에 거의 정산서를 받아본 적이 없다. 대표는 늘 적자라고 하고, 인기 아이돌만큼 수익이 나는 것이 아닌 것을 당사자들도 알고 있기에 자신들로 인해서 얼마가 수익이 나는지, 얼마의 비용이 나가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해지이야기가 회사 측에서 나오든, 아이돌 측에서 나오든 나오는 경우에 받아보는 정산서는 아이돌로 하여금 해지를 먼저 하기 어렵게 만든다. 상상하지 못한 액수의 돈을 지급해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그 정산서를 받아들고 10대 혹은 20대 초반의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 없는 연습생 혹은 아이돌이 “네. 이 돈 내고 나가겠습니다.”혹은 “법대로 하죠.”라고 말하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소속사와 아이돌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철저한 갑을 관계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사유로 인해 소송밖에 길이 없음을 알면서도 소송조차 하지 못하는 아이돌도 많다. 소속사에서 방치하거나, 계약으로 묶어놓기만 하는 경우, 유흥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켰다는 내용 등의 상담들도 많이 온다. 요즘은 유튜버의 인기로, BJ 혹은 유튜버 전속계약의 상담도 늘고 있다. 그렇지만 변호사는 100%의 승소는 장담해줄 수 없고, 승소하지 못했을 때 소속사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면 소송을 망설이고,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소속사들 중에는 정말 성실히 아이돌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밤낮으로 고생하는 곳도 많다. 그들은 자신들의 아이돌들에게 투자하기 위해서 지원이 되지 않는 속에서도 자비를 털어서 고생하며 아이돌을 키워낸다. 그들은 그들대로 아이돌들이 애써 인기를 얻게 되면 다른 큰 기획사로 이적한다고 속앓이를 한다.

    결국은 계약을 당사자들 간에 합리적으로 하고, 의리를 가지고 양심적으로 계약대로 계약을 이행해가는 ‘상식’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앳된 목소리로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는데, 그 상황이 안타까워 이리 보고, 저리 보아야 계약서대로라면 승소가능성이 낮은 경우도 있다.

    그러한 경우 변호사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무게를 느낀다. 누군가의 인생에 개입될 수 있다는 것의 무게는 얼마나 큰 것인가. 삶에 벽에 부딪혀 변호사를 찾아온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변호사로서 일을 한다는 것에 마음을 담고, 정성을 담아서 노력해야함을 되새기며 나를 다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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