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서초포럼

    술은 관대하더라도 음주운전은 무관용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146527.jpg

    술을 왜 마실까. 있으니 그저 마실 뿐이라는 사람도 있고 무엇인가를 잊고 위로받기 위해 마신다는 사람도 있다. 어느 소설가는 사회가 술을 권한다고 표현했다. 사회생활을 잘하려면 술 좀 마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술자리가 업무의 연장이다. 업무상 정보가 오가고 때로는 중요한 일이 결정되기도 한다. 술을 매개로 비공식으로 소통도 하고 관계가 맺어지기도 한다.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폭탄주도 돌린다. 과음을 영업과 접대의 최상으로 여긴다. 입사지원서에 주량을 적고 음주면접도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술에 의존하는 우리의 조직문화가 이렇다. 이처럼 우리사회는 술 마시기 좋아하고 타인의 음주행위에 관대하다. 일그러진 술 문화가 가져온 사회적 병폐가 만만치 않다. 적당한 음주도 건강에 해롭다는 보고도 있다. 건강에 피해를 준다고 술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매기자는 목소리도 있다. 사건사고에 꼭 술이 등장한다. 술자리에서의 성희롱과 성추행이 그런 예다. 음주운전 사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술이 악의 근원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술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치유해주며 기쁨도 준다. 그래서 금지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음주운전은 좀 다른 문제다. 어떤 이유로 술을 마시든 자유지만 술 마신 이후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된다면 금지해야 할 일이다. 담배를 피든 말든 자유지만 타인에 대한 간접흡연의 피해 때문에 아무데서나 못 피우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 벌어진 음주운전 사고를 보면 과실이 아니라 고의 살인이나 진배없다. 음주운전자의 자동차는 졸음운전 차량처럼 살인무기나 다름없다. 운전자가 운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은 채 지나치게 술을 마셔 만취한 상태로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면 심신장애를 주장할 수 없다. 2014년 이후 음주운전 적발자가 92만여 명에 달하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2095명, 부상자는 15만명이 넘는다. 적발건수로만 보면 매년 20만명 이상이 술 마신 채 운전대를 잡고 하루에 1.5명이 날벼락을 맞는 피해자가 되고 있다.

    최근 연이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뜨겁다. 음주운전 처벌강화를 요구하는 청원이 수십 건에 이른다.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항시적인 단속과 처벌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음주운전은 언제나 걸린다는 경험담이 퍼져야 줄어들 수 있다. 음주하고도 감히 운전대를 잡는 이유는 단속당하지 않은 몇 번의 요행이 있기 때문이다. 잊을만하면 어쩌다 하는 일제단속은 음주운전하고도 걸리지 않는 경험만 늘여주는 꼴이다. 아무 일 없었기 때문에 또 음주운전을 감행하는 것이다. 단속에 걸려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적으니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운전자도 적지 않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과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음주운전자의 차에 동승한 자도 함께 처벌해야 한다. 음주운전 사범에게 특별사면의 혜택을 주어서는 안 된다. 사망사고를 유발한 음주 운전자에게 영구적으로 운전면허를 박탈하는 방안도 있다. 피해자와 그 가족의 고통에 상응하려면 그 정도의 불이익을 감수하게 해야 한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