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 상시채용
  • 기사제보
  • 사설

    빛바랜 사법부 70주년, 부단한 노력으로 국민 신뢰 회복해야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오늘은 3년 전 대법원이 처음으로 ‘법원의 날’로 지정하고 우리나라 사법부의 탄생을 기념하기 시작한 날이다. 행정부(8월 15일 정부수립기념일), 입법부(5월 31일 국회개원기념일), 헌법재판소(9월 1일 창립기념일) 등 헌법기관들이 각자 기념일을 가지고 있는데, 사법부만 독자적인 기념일을 갖지 않았던 것도 부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가인 김병로 선생이 초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하여 우리나라가 미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받은 것이 1948년 9월 13일이니까, 법원은 오늘로 70회 생일, 고희(古稀)를 맞은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시점에 법원은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격랑에 직면해 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시작된 파문은 법원행정처의 권한남용과 재판거래 의혹으로 번졌고, 전·현직 고위 법관들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몇 차례에 걸친 법원 자체의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의혹은 풀리지 않았고, 오히려 언론의 무차별적인 특종 경쟁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만신창이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이 모든 사태는 법원 스스로 자초한 것이고, 그로 인한 부담은 법원 구성원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짊어져야 하는 거대한 짐이 돼버렸다.

    현재의 사태가 어떻게 귀결되더라도 땅에 떨어진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법원이 과거를 청산하고 과거와의 단절을 시도한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심기일전하여 사법제도 개선과 재판 충실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 전화위복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가 대법원장에게 건의하였듯이 대법원은 사법행정기구 분리, 법관 인사제도 개선, 판결문 공개 확대 등 본격적인 사법개혁을 위한 조치에 착수해야 한다. 지금의 사태가 상고심 제도의 해묵은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상고심 제도의 개선점도 찾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인사 적체 해소나 권위 유지가 아니라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한다는 대의를 기본으로 해야 함은 물론이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무엇이 되고자 하는 법관보다는 공정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사건을 처리해 주는 법관을 기대한다. 법관 개개인들은 충실하고 효율적인 심리를 통해 질 높은 재판을 추구해야 한다. 충분한 심리 없이 미제사건 수를 줄이려 한다거나 조정 실적을 늘리려고만 한다는 오해가 없도록 하고, 법정과 판결문을 통한 소통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대법원은 재판제도를 어떻게 개선해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재판을 할 것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일선 법관들을 지원해야 한다.

    지금도 전국 각지의 법원에서 많은 법관들이 늦은 시간까지 재판 준비와 판결문 작성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민들이 법원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가인 김병로, 사도법관 김홍섭, 그리고 목숨 걸고 재판한 한기택과 같이 존경받는 법관들을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 더 많은 법관들이 존경받는 법관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