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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쿨 성적평가방식의 변화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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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로스쿨이 최근 교수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 1학기부터 전공필수과목의 엄격한 상대평가방식을 P/F제도(혹은 S/U제도)로 변경한다고 한다. 이유는 서울대 로스쿨의 경우에 1학년 말에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대형로펌에 취직이 결정되므로 1학년 성적이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학업분위기가 너무 살벌하여 앞으로 성적에 얽매이지 않는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고,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 중에 휴학을 하는 경우도 많아 이를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현재의 엄격한 상대평가방식에 의하면 과목마다 하위 30% 정도에게는 C 이하를 줄 수밖에 없기에 학점이 당장 대형로펌이나 나중에 검사 또는 재판연구원으로 취업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이미 서울대 로스쿨은 몇 년 전에 선택과목에 대해 완화된 상대평가를 전격적으로 시행하였고 다른 로스쿨도 모두 따라하게 되어 엄격한 성적평가가 크게 허물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 로스쿨이 전공필수과목조차도 성적을 S(satisfactory)와 U(unsatisfactory)로만 매기게 되면 1학년 과목의 거의 대부분의 성적이 S가 될 것이 충분히 예상된다. 성적으로 줄세우기를 막자면서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을 전국의 다른 로스쿨 학생들의 앞줄에 모두 세우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서울대 로스쿨에서는 대형로펌 인턴을 통한 소위 ‘입도선매’의 취업방식이 로스쿨의 정상적인 교육에 방해가 된다며 1학년들의 방학 중 인턴을 자제시키고 대형로펌에도 협조를 요청하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1학년의 성적평가방식을 P/F제도로 바꾸겠다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정말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서울대 로스쿨에서 1학년의 전공필수과목에 대해 P/F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전국의 다른 로스쿨 학생들도 일단 변호사시험 합격이라도 해야 한다며 학점의 굴레에서 벗어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다른 로스쿨 학생들은 로스쿨에서의 성적조차 휴지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더욱 로스쿨 간판의 중요성을 깨닫고 반수와 자퇴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로스쿨에서 성적이 너무나 중요하여 로스쿨의 학업분위기가 살벌한 것을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아무리 살벌하더라도 그것이 대학 졸업 후에 최고의 전문직 직업을 얻기 위한 너무나 값진 교육이고 또한 공정한 평가로 이어진다면 나쁠 것이 없지 않은가. 로스쿨에서 성적이 사실상 휴지가 되는 순간 로스쿨 학생들은 로스쿨 교육을 벗어나 시험합격만을 찾아 다시 광야로 나가고 말 것이다. 그토록 사법시험의 폐단으로 부르짖던 그 형태를 다시 로스쿨 학생들에게 되돌려주려고 하는가.

    로스쿨의 엄격한 학사관리를 조건으로 로스쿨 입학 대비 75%의 변호사시험 합격을 보장해 주었지만 이러한 로스쿨 성적평가방식의 변화에 따라 결국 법조인양성제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에서 로스쿨교육이 엉망이 된다면 과연 로스쿨제도가 존립하는 의미가 있을까.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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