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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사의 개인회생사건 포괄수임의 합법성

    박영규 명예교수 (경기대 법대)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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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회생사건을 포괄수임한 법무사가 변호사법위반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항소심인 수원지법이 1심인 성남지원의 무죄판결을 뒤집고 '법무사의 개인회생·파산사건 포괄수임 행위'를 유죄라고 판결(2018노524)한 사건이 있다. 이는 개인회생사건의 특성상 단순히 여러 종류의 서류들을 한꺼번에 작성·제출하고 보수 또한 일괄하여 결정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가 금지하고 있는 '대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1심 판결과 배치되는 판결이다.

     

    사건의 사실관계는 개인회생사건에 제출되는 여러 서류들은 그 양식과 작성요령 등이 정형화되어 있고, 피고인이 의뢰인으로부터 제공받는 자료를 정형화된 양식과 작성요령에 따라 필요서류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피고인이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가 금지한 '대리'를 하였다고 인정하려면 피고인과 의뢰인 간의 약정내용, 사건 관여도 및 작성서류의 구체적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피고인의 사건처리의 주도 및 실질적 대리 여부를 평가하여야 함이 마땅하다.

     

    항소심은 피고인이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 및 법원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작성과 그 작성된 서류의 제출대행'에 한정되는 법무사의 업무범위를 초과하여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서 금지하는 법률사무를 취급하고 수익 등을 취득함으로서 위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피고인이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하여 사건처리를 주도하면서 의뢰인을 위해 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하였다는 것이 요지이다.

     

    그런데 개인회생사건은 제출할 서류의 내용이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다는 특성을 가진다. 또한 실무적으로도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서류를 신청서와 함께 작성, 제출하도록 권장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이를 당연시 해 온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특성 및 현실에서 보수 또한 일괄하여 결정하였다 하더라도 이것이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가 금지하고 있는 '대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비송사건의 대리에 대하여는 법무사로의 명칭 변경 이전인 사법서사 시절부터 '비송사건의 신청대리'에 따른 수수료를 명문으로 규정하여 사법서사의 업무임을 명확히 했음이 나타난다. 그 당연한 결과로 1961년 서울지방법원장이 대법원장에게 질의한 사법서사의 비송사건 신청대리가 변호사대리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대리행위가 가능한 것으로 회신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실무적으로도 법무사의 개인회생사건 대리 업무에 대하여는 법원이 앞장서 관련 서류를 일괄제출 하도록 안내, 교육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하여 사건처리를 주도하면서 의뢰인을 위해 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하였다고 하여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이 사건은 피고인인 법무사가 상고해 현재 대법원이 심리 중이다(2018도17737사건). 이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피고인의 행위는 법무사업무 범위 내의 행위이다. 법무사인 피고인이 개인회생사건 등에 관하여 처리한 업무는 법무사법 제2조에 따른 정당한 업무수행이므로 변호사법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 즉 법무사법 등 관련법령에서 법무사에게 서류 작성 및 제출 등에 관한 포괄적 위임을 금지한다는 명시적인 금지규정이나 법무사의 서류 작성 및 제출시 반드시 문서별로 위임을 받아야 한다는 제한규정이 없다. 이는 문서의 작성 및 제출에 관하여 법무사의 대리행위는 허용돼 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2심 판결에는 개인회생사건의 특성과 실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법무사법이 허용하는 법무사의 업무범위를 자의적으로 축소해석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이 드러난다.

     

    둘째, 증거법칙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이 있다. 항소심이 인용한 대법원 판결(2006도4356)을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이 판결은 신분범인 일반인(법무사 사무장)의 범죄에 소극적 신분인 법무사가 가담한 경우로서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공동정범의 죄책을 지는 경우이다. 이에 대하여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소극적 신분인 법무사가 사건을 처리한 경우이므로 사실관계가 서로 다르다.

     

    뿐만 아니라 2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1심의 증거가치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사실인증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2심 판결은 그러한 예외적 사정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데, 이는 증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항소심 판결 선고 이후 법무사업계에서는 "법원이 법무사법과 실무현실, 국민의 법 감정을 무시한 채 특정 직역의 이익만 옹호하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 변호사 이익만 옹호하고 국민의 불편을 강요하는 부당한 판결을 바로 잡을 책무를 대법원이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변호사법 제109조는 법무사가 아닌 비자격사인 일반인을 규제하기 위한 법이고, 법무사는 법무사법과 법원의 개인회생업무지침에 따라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해 왔다. 이번 판결은 법원 스스로 어쩌다 빚에 쪼들려 새 출발을 하고자 하는 선량한 국민에게 시간적 불편과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회생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회생사건을 진행하려는 국민도 "개인회생을 신청하는데 고액으로 하기에는 경제적인 사정도 안 좋은 상태에서 엄두도 못 내겠다"면서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법원이 이 사건을 판단함에 있어 이 같은 여론에도 귀를 기울여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박영규 명예교수 (경기대 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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