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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항법과 민사책임

    추월하려다가 유람선 충돌
    과실비율은 크루즈선이 클 듯

    김인현 교수 (고려대 로스쿨·선장)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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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여행객 30여명이 다뉴브 강을 유람하던 중 2019년 5월 29일 밤 9시 5분경 불행한 일을 당한 것에 대하여 슬픔을 함께하며, 실종자들도 하루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법률적인 쟁점 몇 가지를 간단히 검토한다. 

     

     

    1. 항행방법- 각 선박의 항행상 주의의무

    다뉴브강은 한강보다 폭이 1/3로 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가항폭이 수백미터에 지나지 않을 것이므로 협수로(좁은 수로)에 해당할 것이다. 다뉴브강의 특별항법이 있을 수 있지만, 다뉴브강은 흑해와 통하는 수역이므로 1976년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 이하 국제규칙)이 적용된다(제1조 a항). 이 점에서 한강과 다르다. 현재 한강은 바다와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국제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협수로에서는 선박은 진행방향으로 보아 자신의 우측에 육지를 붙여서 항해해야한다(제9조 a항). 영상으로 보면 유람선(허블레아니호)은 이를 잘 지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가는 선박을 뒤에서 따라가서 앞지르면 추월상태가 된다(제13조). 추월선이 피항선이 되고 피추월선은 유지선이 된다. 영상으로 보아 크루즈선(Viking Sigyn))이 유람선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형적인 추월의 모습이다. 따라서 추월선인 크루즈선은 피추월선인 유람선을 적극적으로 피해야할 의무를 부담한다. 해양안전심판원의 지침에 의하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추월선이 85%의 원인제공비율을 부담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추월선의 의무에 더하여 협수로에서는 추월선이 추가적인 의무를 부담한다. 즉, 협수로에서는 추월은 위험하기 때문에 피추월선의 협조가 없으면 추월이 어려운 경우 추월선은 피추월선의 동의를 구하도록하고 있다(제9조 e항). 상당히 좁은 수역이기 때문에 피추월선의 동의를 구할 상황이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피추월선인 유람선이 특단의 과실이 없는 한, 추월선의 지위에 있던 크루즈선은 위 85%의 과실비율보다 더 큰 과실비율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2. 운송계약상 책임

    유람선에 여객의 30여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유람선의 운항자와 여객은 수상여객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유람을 하던 중이었다. 과연 누가 운항자로서 운송인이 되었는지 판단이 필요하다. 반드시 선박의 소유자가 운송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객으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아 운송을 인수하고 운임을 수령한 자가 운송인이 된다. 따라서 선박소유자가 선박을 빌려주었다면, 그 용선자가 운송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 경우 용선자는 운송계약상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하고, 선박소유자는 자신의 선장이 실제 선박조종을 하였다면 불법행위책임상 그의 사용자로서 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언론에 의하면 여행사가 전세로 선박을 빌렸다는 언급이 있기 때문에 여행사가 운송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누가 운송인이었는지는 여객들이 누구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운임을 누구에게 지급하였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우리 상법이 적용된다면, 내해의 강에서의 여객운송이므로 해상법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육상운송법이 적용된다(상법 제 125조). 운송인이 여객의 운송에서 주의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바(상법 제148조), 그러한 입증은 본 사안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운송인의 책임은 쉽게 인정될 것이다. 

     

     운송인은 책임제한권이 주어지는 법제가 많기 때문에 헝가리법에서 그러한 책임제한권이 있는지 운송인 측은 확인해야한다. 한국법에서는 책임제한권이 없다. 다만, 당사자의 약관으로 책임제한권이 인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확인해야한다. 

     

    유람선·크루즈선 양측 선주 

    불법행위의 공동책임 부담


    3. 불법행위책임

    크루즈선은 선박충돌을 야기하여 여객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기 때문에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 선박충돌사고에 있어서 정박선이 아닌 이상 쌍방과실이 되므로, 유람선의 선장도 작지만 얼마간의 과실이 있다고 보이고 그렇다면, 유람선의 선주와 크루즈선의 선주가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어느 측에게나 손해전액에 대한 청구가 가능하다. 

     

     1910년 선박충돌조약을 모법으로 하는 상법상 선박충돌인 경우 특별규정들이 적용된다. 이렇게 되려면 최소한 한척의 선박은 바다를 항해하는 항해선(seagoing vessel)이어야 한다(조약 제1조). 크루즈선이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인지가 관건이다. 비록 유람선이 내해 항행선(inland navigation)일지라도, 이러한 충돌에는 위 조약이 적용되고, 우리 상법의 선박충돌규정도 적용되는 상황이다(상법 제876조). 우리 상법상 선박충돌에 의한 손해의 경우 물적 손해는 분할책임이지만, 인적 손해는 여전히 연대책임으로 하고 있다. 유족의 선주들에 대한 배상책임은 인적 손해에 해당한다. 1910년 선박충돌조약도 동일한 입장이다(제4조). 헝가리법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상법 해상편이 적용되는 경우 각 선박의 운항자는 선박소유자 책임제한제도의 이익을 향유할 수 있다(상법 제769조). 소멸시효는 2년이다. 불법행위지법인 헝가리법 혹은 크루즈선의 선적국법의 입장은 어떠한지 살펴보아야 한다. 크루즈선의 운항자는 선주책임제한제도상 책임제한을 주장할 것이다. 하천을 포함한 육상구역에서는 책임제한제도가 없다(상법 제125조). 

     

     필자가 Viking Cruise의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본 크루즈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와 루마니아의 부카레스트를 1주일간 항행하는 것으로 공시되어있다. 그렇다면, 바다로 항행하지 않는 선박이고, 내해 항행선에 지나지 않게 된다. 우리 상법의 입장에서는 상법상의 선박충돌이 아닌 것이 되고, 해상편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위에서 본 책임제한 등은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제항행에 제공되는 하천이므로 특별규정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4. 채권확보의 수단

    유족들은 과실책임을 부담하는 자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전에 자신들의 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들의 재산에 가압류를 해두는 것이 통상이다. 크루즈선사의 재산에 대하여 가압류 신청을 하게 되면, 크루즈선사는 선박의 운항의 지장을 피해야하므로, 신용있는 보험사의 보증장을 제출하고 가압류를 피하는 것이 통상의 절차이다. 

     

     각국 상법이나 국제조약은 선박우선특권(maritime lien)이라는 강력한 피해자 보호수단을 가지고 있다(상법 제777조). 이는 선박이 가해자이고 피고가 된다는 관념이다. 그래서 선박의 소유자가 변경되어도 1년간은 선박우선특권이 그 선박에 붙어서 다니므로 피해자가 자신의 채권을 실행하기에 용이하게 된다. 선박충돌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우리 상법상 선박우선특권(maritime lien)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사고당시 크루즈선의 선주가 선박의 소유권을 제3자에게 넘긴 경우라도 유족들은 크루즈선에 대하여 선박우선특권에 기한 임의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선박우선특권 및 저당권에 대한 국제조약도 동일하다(1967년 및 1993년 조약 제4조 제1항). 이런 법리가 적용되기 위하여는 상법상의 선박 충돌이어야 하지만, 위에서 본바와 같이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사고발생지인 헝가리법, 혹은 크루즈의 선적국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내법의 입장을 살펴보아야한다. 



    5. 보험관계

     

     여객들은 국내 D보험사에 여행자보험을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자보험은 사망한 경우도 담보범위이므로 피보험자인 여객들의 유족은 보험금 수령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여행사는 국내 S보험사에 전문가책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여행사가 여행객(여객)들에게 과실로 손해를 야기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경우에 보험자가 그 손해를 보상해주는 책임보험이다. 그러므로, 여행사의 여행계약상 과실의 존재의 입증이 필요하다. 여객의 사고에 여행사의 과실이 있음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여객의 보호를 위하여 안전한 유람선을 선정할 의무는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동 유람선의 선정에 있어서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보험의 준거법은 한국 상법이다. 

     

     유람선과 크루즈선은 모두 선박자체에 대한 손해보험에 가입해 있을 것이다. 선박의 침몰에 대하여 선가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선주가 수령하게 될 것이다. 피해자인 여객측은 이 보험금에 대한 가압류를 하여 자신들이 먼저 수령할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유람선과 크루즈의 선주는 각각 선박운항중 제3자에게 피해를 야기한 경우 자신들이 부담하는 손해를 전보받기 위하여 책임보험에 가입한다. 선박의 경우 국제적으로 선주상호책임보험(P&I)에 가입한다. 먼저 피보험자인 선주가 피해자인 여객들에게 배상을 하고, 그 배상액을 보험자에게 청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런 구조라면 선주가 도산된 경우 피해자로서는 배상받을 방법이 없다. 이에 우리 상법은 피해자로 하여금 이들 책임보험자에게 직접청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상법 제724조 제2항). 우리나라와 달리, 직접청구권이 허용되지 않거나 제한적인 경우가 통상이므로, 불법행위지인 헝가리의 법 혹은 책임보험계약상의 준거법은 어떤 입장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재판관할권은 헝가리 법원 

    변호사 선임은 고려사항 많아


    6. 기타

     

     본 사고는 헝가리의 다뉴브 강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헝가리의 영해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불법행위지는 헝가리이고, 불법행위지인 헝가리법원이 재판관할을 갖고, 헝가리법이 적용될 여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운송계약상의 준거법, 직접청구권의 준거법등은 모두 재판관할권을 갖고 재판이 실행되는 국가의 국제사법에 의하게 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상법상 선박충돌이라면 크루즈선은 책임제한권을 행사할 것이 예상되는 바 유족들이 충분히 배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상 외국적 요소가 개입된 경우 해상사건의 당사자들은 영국 등 외국변호사의 선임을 선호하여, 영국 변호사가 주(主)변호사가 되고 필요시 우리나라 변호사의 자문을 구하는 형식을 취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복잡한 사안일수록 우리나라 변호사를 주(主)변호사로 선임하고, 우리나라 변호사의 전체적인 지휘 하에서 헝가리변호사를 부(副)변호사로 선임할 것이 필요하다. 여객 및 그 유족들과의 의사소통, 전문성의 측면에서 보아 우리 해상변호사들의 존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운, 선박관련 국제조약들이 많이 만들어져서 통일화를 지향하고 있지만, 상선을 중심으로 할 뿐이지 내해는 적용범위의 밖으로 두고 있다. 이와 같이 각국의 관광객이 세계 각국을 관광하게 되므로 비록 내해에 있는 강을 항행하는 유람선이라고 할지라도 국제성을 띠게 되므로 안전규정이나, 해상법 혹은 수상여객운송법등의 통일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여행사도 유람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김인현 교수 (고려대 로스쿨·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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