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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쿨에서 방학을 또 맞이하며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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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은 기말시험이 끝나면 방학이지만 교수는 채점을 마치고 성적입력이 끝나야 방학을 맞게 된다.

     

    며칠 전 어느 회의에서 로스쿨 교수 한 분이 성적입력 마지막 날 마감시간 2분 전인 11시 57분쯤에 성적을 입력하였는데, 그 직후부터 학생들의 성적이의신청 문자가 쇄도하였다고 하면서 성적입력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통지가 되고 또 쉽게 성적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시스템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푸념을 하였다. 

     

    로스쿨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서는 강의도 중요하지만 시험을 통해 학생들의 실력을 키우고 점검하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개별 과목에 대한 중간과 기말시험은 범위가 작기 때문에 처음 배우는 내용이라도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익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이것이 쌓여 변호사시험을 준비하게 되며 법조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물론 로스쿨마다, 또 교수마다 차이가 적지 않겠지만 학생들은 로스쿨에서의 시험과 성적평가에 만족하지 못하는데도 교수들은 힘들다고 하면서 오히려 학생들에게 시험과 성적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는 자조가 팽배해지는 듯하다. 

     

    학생들은 교수들이 강의 뿐만 아니라 시험에서도 변시 출제경향에 맞지 않는 문제를 내거나 기출문제를 거의 그대로 내고, 심지어 변시 기출 선택형 문제를 적당히 조합하여 낸다는 등의 불만이 가득하다. 채점한 답안지로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도하기는커녕 중간시험이 끝나고 1개월이 지나도 채점조차 되어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성적입력주간이 지나 성적정정주간이 끝나기 직전에야 겨우 성적을 입력하기도 하고 그때부터 연락두절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나는 학생들을 정말 잘 가르치고 싶어서 교수가 되었다. 그래서 강의를 위한 준비 뿐만 아니라 시험을 위해서도 며칠 간 고심하여 문제를 하나씩 만들어낸다. 시험을 치면 바로 다음 주까지 채점을 완료하고 답안 기재례와 성적통계를 알려준다. 중간시험에 대해서는 로스쿨의 모든 수강생을 상대로 개인면담을 하며 기말시험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개인면담을 하거나 답안지를 사진촬영하여 보내준다. 답안지에 빨강색으로 첨삭표시가 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미리 학생들이 시험 점수와 등수를 알고 답안지로 확인하였기에 학점에 불만을 가지는 학생은 지금까지 없다.

     

    이렇게 나름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로스쿨 교육이 소수의 몇몇 교수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가 없기에 전반적으로 로스쿨 교육의 열기는 점점 식어가고 매력을 잃고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재학생이나 졸업생 중에 "교수님 과목만은 인터넷 강의를 듣지 않고 공부하였다"며 격려(?)해 줄 때에 위로가 되기보다는 슬픈 마음이 든다. 이게 로스쿨의 현실이다. 로스쿨을 지원하는 많은 우수한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다시 방학이 시작되고 거의 2주가 지나 진짜 교수의 방학이 되었다. 이번 방학 때에는 논문을 쓸 계획이 없으니 9월 신학기를 위해 강의교재를 열심히 보완하는 일을 하며 좀 여유를 부려보고 싶다.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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