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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은 '국민' 위한 좋은 재판 방안 내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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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발간된 '2019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민사 본안사건 1심 처리율이 97.9%로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사 본안사건 1심 합의부 사건 처리율은 처음으로 90% 이하로 추락했다. 작년 1심에 접수된 민사 본안사건은 95만 9270건으로 2017년 접수건수 101만 7707건보다 5만 8천여 건 줄어든 반면, 처리건수는 93만 9208건으로 2017년 처리건수 102만 9717건보다 9만여 건이 줄어들었다. 또한 1심 민사 합의부 사건 처리율은 89.7%(접수건수 4만 5364건, 처리건수 4만 679건)로 2017년 처리율 98.1% 보다 8.4%p 하락했다.

     

    이런 결과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사회 전반적인 워라밸 분위기의 영향탓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판사들이 재판업무를 여타 직장업무 정도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사자들의 분쟁을 해결하고, 죄를 지은 범죄인을 심판하는 역할을 하는 법관이라는 자리는 결코 편한 직업이나 자리가 아니다.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진실을 정확히 가리고, 국가·사회·피해자를 대신해서 범죄인을 심판하는 무거운 자리이다. 그만큼 무거운 소명의식과 진실발견에 대한 열정이 따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통계결과를 보고, 사건당사자들은 혹시 법관들이 하나하나의 사건에 대해 전보다 열정과 정성을 덜 기울이는 건 아닌지 하는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

     

    2019 사법연감에 따르면 항소율과 상고율은 전과 비슷하게 30~40% 사이로 나온 것을 보더라도, 사건처리에 드는 시간은 전보다 늘어난 반면, 사건에 대한 당사자의 승복 여부는 여전한 셈이라 법원이 전보다 더 설득력 있고 충실한 심리를 하고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사법부 개혁은 내부 개혁에만 치우치고 있고, 이마저도 아직도 마무리된 것이 없다. 지난 2년 동안 이루어진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 검찰 수사 협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여러 전·현직 판사들의 기소 및 재판 진행 등을 거치면서 법원행정처 축소, 법관 인사제도 개선 등 법원 내부 개혁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지만 확정적인 실행방안은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그 사이 사법부의 권위와 자부심만 떨어졌다. 법원장이나 수석부장판사의 사법행정이 지나치게 위축되면서 '일 열심히 하지 않는 판사'에 대한 일상적인 감독권한마저 요즘은 실종된 상태이다. 스스로 야근을 자청하면서 일 열심히 하는 것이 손해라는 풍조마저 형성되고 있다.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지난 2년간 이루어진 사법부 개혁이 국민들에게는 '법관들의 기득권(旣得權) 지키기'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지난 25일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만 2년이 되었다. 김 대법원장은 취임사에서 '좋은 재판의 실현'을 최우선의 가치로 들었다. 이제는 밖으로 시야를 돌려 개혁 중심에 '국민'을 두고, 국민을 위한 좋은 재판의 방안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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