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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감사 태워버린 ‘조국 불쏘시개’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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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사실상 종료되었다. ‘조국’으로 시작해서 ‘조국’으로 끝난 국감이다. 법제사법위원회는 물론 모든 상임위원회의 국감이 조국 일색이었다. 정무위의 조국 부인 사모펀드 실소유주 의혹, 교육위의 조국 딸 의학논문과 표창장 위조논란, 과방위의 KIST 허위인턴 의혹 등 조국 블랙홀에 빠졌다. 기-승-전-조국이다. 조국 낙마 대 조국 지키기 전투로 상처와 멍만 남긴 최악의 국감이었다. 민생과 경제는 간데없고 정쟁만 난무했다. 다른 상임위는 묻히고 법사위 국감만 보였다. 총선을 앞둔 20대 마지막 국감 무대라 현역의원들은 언론에 이름 석자를 알리고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기회를 잡아야 했지만 되돌이표 조국타령만 반복했다. 정책 국감도 떠오른 국감 스타도 없었다. 조국 인사청문회 속편을 보는 듯했다. 민생을 챙기거나 정책을 따져 묻는 목소리는 사라지고 저잣거리에서나 들을 수 있는 고성과 비방, 욕설과 막말만 들려왔다. 국회가 둘로 나뉜 사이 국민도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쪼개져 세 대결을 벌였다. 피감기관 국감보다는 장외투쟁과 거리의 세력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조국 의혹을 물고 늘어져야 언론에 등장하고 내년 총선 공천은 따 놓은 당상으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실제 조국 낙마에 공을 세운 몇몇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당의 표창장과 상금까지 받았다고 한다. 조 장관이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면서 물러났지만 국회는 그 불쏘시개로 국감을 홀랑 태워버리고 말았다.

     

    국정감사는 권력분립의 원리에 따른 국회의 핵심 임무다. 국회가 행정부의 국정 수행이나 예산 집행 등 국정 전반에 대해 벌이는 감사 활동이다.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 정책과 예산 집행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장치다.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국민들은 행정부가 어떻게 국정을 운영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제20대 국회 마지막 법사위 국감에서 나온 정보와 정책 이슈는 없었다. 법무부, 대검찰청, 대법원 등 피감기관 국감 모두 조국 공방만 벌였기 때문이다. 법조의 시급한 현안에 대한 질의·점검이나 해법 모색 등 정책 국감은 사라졌다. 언론에서 한 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여야는 물론 언론도 눈앞의 ‘조국’이나 ‘공수처 설치’에 매몰되다보니 국감기간이면 넘쳐나던 사법통계도 보이지 않았다. 국회의 무능과 무책임을 확인한 국감이었다.

     

    빈손 국감을 끝낸 20대 정기국회는 예산과 법안 심의만 남겨놓고 있다. 그야말로 마지막 남은 국회의 시간이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곧바로 여야 모두 총선 준비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맹탕 국감 비난을 상쇄할, 일하는 국회를 보여 줄 마지막 기회다. 조국대전으로 일관한 국감처럼 유권자를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어느 초선의원의 불출마선언처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가 소모적 정쟁에 매몰돼 민생 경제는 뒷전이고 정치는 실종상태다. 그는 20대 국회를 사상 최악이라고 평했다. 법안 처리율 사상 최저, 20여 회의 보이콧,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폭력과 회의 방해 사태, 막말·비방·독설의 연속 등이 20대 국회를 특징짓는 단어다. 최악의 국회를 재현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20대 국회가 남긴 오명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하태훈 교수 (고려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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