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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재앙에 맞서는 소송

    임성택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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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여섯 소녀 툰베리의 유엔 연설은 충격이었다.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그녀는 울먹이며 호소했다. “우린 멸종의 시작점에 서 있는데, 여러분은 오로지 돈과 경제성장의 신화만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어른들을 꾸짖는 순간, 정말 부끄러웠다. 기후변화가 기후재앙이 될 것이 뻔한데도 우리는 안일하고 태평했다. 

     

    한반도가 아열대기후로 바뀌는 것을 실감하면서도 우린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명태가 동해바다에서 사라진 지 오래고, 바나나, 망고, 파파야 같은 작물을 재배한다는 소식을 듣고도 우린 아직 절박하지 않다. 기상관측 이래 최고의 폭염을 기록한 작년에도, 프랑스의 여름이 45도를 넘고 수많은 나라가 사상 최고온도를 갱신한 올해에도 우리는 아직 강 건너 불구경이다. 단호하고 결정적이며 엄중한 행동은 뒤로 미루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경고한다. 그린란드와 남극의 해빙이 가속화되고 지구 스스로 온도를 올리는 악순환에 빠지며 결국 대재앙에 직면할 것이라 한다. 협의체는 지구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해야 하고, 이 이상의 온도 상승이 있을 경우 파국을 면할 수 없다고 한다.

     

    지구의 미래를 좌우하는 이 문제에 청소년들이 먼저 나서고 있다. 툰베리는 15살부터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며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에 공감한 전 세계 청소년들이 금요일마다 ‘기후파업’이라 불리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기후변화 소송도 제기되고 있다. 콜롬비아의 청소년들이 열대우림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뉴질랜드의 학생들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미흡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의 청소년들도 급기야 ‘기후소송단’을 꾸렸다. 

     

    선구적인 기후변화 소송은 우루헨다(Urgenda) 사건이다. 2015년 네덜란드의 환경단체 우루헨다가 90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제기한 소송이다. 네덜란드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국제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으로 잡은 것이 발단이었다. 네덜란드 법원은 헌법과 유럽인권협약, 유엔기후변화협약 등을 근거로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보호의무 위반”이라며 원고의 손을 들어 주었다(현재 대법원 계속 중).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도 이어졌다. 뉴욕시는 2018년 1월 세계 5대 석유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시는 “석유기업들이 화석연료 사용이 가져올 결과와 그 문제점에 대해 오래전부터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계속해서 제품을 판매하여 기후변화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한다. 환경단체 ‘지구의 벗’은 올 초 70개국 3만여명과 함께 석유기업 쉘에 기후변화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쉘이 화석연료 개발에 집중된 사업 및 투자 방침을 변경하지 않고 있음을 문제 삼고 있다. 페루의 고산마을에 사는 한 농민은 독일 에너지 대기업이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에 빙하가 녹아 마을이 침수 위기에 처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미래는 없다.

     

     

    임성택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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