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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구속전 피의자심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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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행 구속전 피의자심문제도는 1995년 12월 29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도입되어 1997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되었고, 2008년 개정 형사소송법에 의하여 구속영장이 청구된 모든 피의자에 대하여 시행됐다. 이 제도는 인신구속의 신중을 도모하기 위하여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대면하여 심문을 한 후에 구속여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인신구속에 있어 피의자 인권보장에 큰 기여를 했다. 구속전 피의자심문제도가 시행되기 전인 1996년 92.6%였던 구속영장 발부율이 1997년 82.2%로 대폭 감소하였고, 현재도 80%대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제도의 시행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할 수 있다.

     

    인신의 구속은 개인과 가족에게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주며, 때로는 생존의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점에서 구속전 피의자심문제도가 시행 초기의 법원과 검찰 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피의자의 인권보장을 위한 확고한 제도로서 자리를 잡은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제도가 시행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피의자의 인권을 보다 충실히 보장하기 위하여 개선할 부분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실무상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법원은 구인장 발부와 동시에 통상 이틀 후에 심문기일을 잡아 통지를 하게 된다. 구속영장 청구는 검찰의 내부결재를 거쳐 오후에 법원에 청구서가 접수되는 것이 통례이므로 피의자나 변호인으로서는 심문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실질상 하루 밖에 없게 된다. 게다가 심문기일의 연기 여부는 온전히 수사기관의 재량에 달려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변호인으로서는 심문준비를 위해 구속영장청구서도 등사받아 검토하여야 하고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의견서 작성도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하루 만에 제대로 준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구속영장청구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재되거나 객관적 근거가 없거나 수사기관의 주관적 추측이 기재되는 경우에는 판사의 선입견 제거를 위한 반론을 일일이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변호인이 없는 피의자라면 하루 만에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 자체가 벅찬 일이 된다. 

     

    그러기에 구속전 피의자심문제도의 취지를 보다 살리려면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심문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심문기일 연기신청의 권한을 부여하거나, 구속영장 청구서에 영장발부를 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하거나 지나친 주관적 추측을 기재한 경우에는 영장을 기각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피의자에게 심문에 대비하여 자기방어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부여함으로써 구속의 절차적 과정에서도 무기대등의 원칙을 실현하는 것은 인신구속에 있어 신중을 기하고자 하는 구속전 피의자심문제도의 취지를 보다 온전히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법원과 검찰 모두 피의자의 인권이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구속전 피의자심문제도의 개선을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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