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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임기 반환점 맞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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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그 해 8월 양승태 대법원장 후임에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명했다. 정권 교체에 이은 대법원장 지명이라 파격적인 인선이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지방법원장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부터 모두의 예상을 벗어난 파격이었다. 당시 여론은 사법부 개혁에 적임자라는 긍정적 견해와 문재인 정부의 코드인사라는 비판론까지 다양하게 제기됐다. 당시 정치상황은 전 정부의 실세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본격화되고 있었고, 소위 제왕적인 대법원장의 권위에 대한 법원 내외부의 비판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김 대법원장 후보자는 "법원이 처한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국민과 법원 구성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라는 말로 자신을 향한 기대와 우려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 해 9월 25일 취임한 김 대법원장은 지난 달 자신의 임기 6년의 절반을 맞았다. 그 사이 과거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수직적인 사법행정권 행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사법행정자문회의 도입으로 변화하는 모양새다. 법원행정처 파견 법관의 수는 감축되었고 그 자리는 일반직 공무원이나 외부에서 영입하는 임기제공무원으로 메워지고 있다. 고등법원 판사 제도를 중심으로 한 법관 이원화 제도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경력법관만으로 구성되는 대등재판부는 점차 늘어날 예정이다. 재야에서 줄기차게 요청한 판결서 공개 제도도 점차 확대되고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등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법률수요자들에 대한 배려도 늘어나고 있다. 투명하고 좋은 재판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하는 김 대법원장 체제 하에서의 변화되고 있는 법원의 모습이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 앞에 놓은 과제 역시 만만치 않다. 과거 '서오남'으로 대표되던 대법원 구성을 다양화하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현 정권 철학에 부합되는 인사들로 대법원 구성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비판은 가벼이 지나갈 일이 아니다. 사건이 배당되면 담당 법관이 소위 진보 성향 학회 출신인지 아닌지를 따져보는 게 현실이라면 바람직한 법원의 모습이 아니다.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이라는 명제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고심 제도 개편 논의와 관련해서는 갈 길이 멀다. 대법원이 지난 1월 상고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상고심 제도의 개편 방안에 관하여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 내부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사건이 급증하고 그나마 이유가 기재되는 상고심 사건마저 판결문을 받아보는 데 몇 년씩 걸린다면 누가 상고심을 통한 정의의 선언을 기대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최근 지적되고 있는 '웰빙판사' 문제 또한 풀어야할 숙제다. 일선 판사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에 허덕이는 것은 큰 문제지만, 열심히 일하는 판사가 주위 판사들로부터 눈총을 받는다는 것 또한 국민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법관이 격에 맞는 대우를 받으면서 사명감을 가지고 재판에 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대법원장의 몫이다. 

     

    김 대법원장의 시계는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다. 무너진 사법 신뢰를 단번에 회복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묵묵히 걸어간다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에 적지 않은 시간이다. 김 대법원장이 임기의 반환점에 서서 사법부 본연의 책무와 바람직한 사법부의 미래 모습을 다시 한 번 살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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