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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영상재판의 본격적 도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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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초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 감염병은 우리 법정의 풍경을 많이 바꿔놓았다. 법대에는 아크릴 가림막이 설치되고 있으며, 법정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마스크를 쓴 채 재판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3월, 그리고 8월에는 전국적인 재판 중단 사태를 경험하기도 하였지만, 아직까지는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만 가지고 우리가 안도하고 있을 계제는 아닌 듯하다.

     

    대규모 재판 중단 사태 당시 대법원은 민사재판의 변론준비절차에서 원격영상재판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실제로 서울고등법원의 일부 재판부는 인터넷 화상장치를 통해 변론준비절차를 진행함으로써 인터넷을 활용한 비대면 재판의 현실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또 다른 재판부가 중국에 있는 감정증인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인터넷 화상장치를 이용해 진행함으로써 다시 한 번 영상재판의 유용성을 실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비대면 재판이 변론준비절차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증인신문에서만 실현 가능하다. 그리고 그나마 실제 재판에 활용되는 빈도는 극히 적다. 우리 소송법 체계가 대면 재판을 원칙으로 하는 바탕에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면 재판만을 재판 방식으로 두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 지금의 북미와 유럽에서 벌어지는 사태와 같이 우리에게 언제 다시 코로나 대유행이 찾아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때 가서 다시 전국 법원의 문을 닫는다면 '왜 영상재판과 같은 비대면 재판 방식으로 대비하지 못했는지' 국민적 비난이 뒤따를지 모른다. 코로나19 사태의 발원지인 중국은 이미 인터넷법원까지 설립해 두었고,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된 이후에는 일반 법원도 민형사 사건 관계없이 영상재판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외국은 물론 호주, 인도, 싱가포르 등 세계의 많은 국가들 역시 영상재판을 실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국가들에서 영상재판을 재판 방식의 하나로 채택하고 그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인데, IT 강국이라고 자처하는 우리나라가 인터넷을 통한 영상재판 방식 도입을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전국적 단위의 재판 중단 사태를 겪은 우리나라는 이미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중대하기 침해당하는 경험을 했다. 대규모 전쟁이나 천재지변이라면 모르겠으나, 무선인터넷 환경이 조성돼 있고 첨단 영상기기와 프로그램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영상재판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서 사법부 본연의 기능이 작동되지 못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사실이다. 법원과 국회는 지금이라도 영상재판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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