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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나의 여행기] 백두대간 종주산행 다녀온 이종호 법무사

    하루 10시간 산길 20~30km 강행군… 꿈을 이룬 여정

    이종호 법무사 (서울동부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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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1,800km에 이르는 한반도의 등뼈에 해당하는 산줄기이며 현재 우리가 종주할 수 있는 곳은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로, 지도상 거리는 730여km 이지만 실제로 걷는 거리는 1,200여km에 이르는 길이다. 


    2011. 10. 2.부터 2012. 7. 28.까지 백두대간을 34구간으로 나누어 주말을 이용하여 혼자서 종주하였다. 2011. 10. 2. 백두대간 종주산행의 첫발을 내디뎠다.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서 시작한 산행은 첫날 지리산의 매서운 찬바람 속에 힘들게 오른 천왕봉 산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만산홍엽(滿山紅葉)의 선경이 그대로의 보상을 안겨 주었다. 9시간여에 걸친 15km의 산행 끝에 도착한 벽소령대피소에서의 하루 밤은 한겨울을 느끼기에 충분할 정도의 매서운 추위였으나 밤하늘의 빛나는 별빛은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밤이었다.


    지리산~진부령 730km

     34구간 나눠 주말마다 떠나

     

    이렇게 지리산 천왕봉(해발 1,915m)에서 시작한 산행은 둘째 날 넓은 가슴을 가진 남아다운 기상을 지닌 지리산 28km에 이르는 장쾌하며 길고 긴 산행으로 이어지고, 노고단, 만복대, 정령치를 넘어서 고리봉(1,304m)에 오른다. 그리고 남원 여원재를 지나 호남정맥의 분기점인 영취산(1,075m)을 지나고 육십령을 넘어 2011. 10. 30. 남덕유산(1,507m)에 이른다. 세찬 바람 속에 바위산 위에 정상석이 우뚝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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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0월 2일 백두대간 종주산행의 첫 날, 지리산의 매서운 찬바람을 뚫고 힘들게 천왕봉 산상에 오른 뒤 단풍나무로 뒤덮힌 선경을 보자 마치 보상을 받는 느낌이었다.

     

    매년 6월이면 확 트인 평원에 원추리꽃이 만개하여 천상화원으로 바뀌는 덕유산 향적봉(1,614m)에 이르기 전 발길을 돌려 동엽령(1,320m), 부항령(680m)을 지나 경상, 전라, 충청의 경계인 삼도봉(1,176m)을 넘고 추풍령을 지나 2011. 12. 18. 속리산 천황봉(1,057m)의 황홀경인 눈꽃밭을 지난다. 눈이 쌓인 주변은 모두 설국이고 눈과 상고대가 어우러져 봄의 꽃이나 가을의 단풍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


    다시 이화령(548m)을 지나 조령산(1,026m)에 오르면 험난한 암릉으로 이루어진 월악산 구간이 이어지고 대미산(1,115m)을 지나면 백두대간 중간지점 표지석(전 구간 734.65km 중 367.325km 지점)이 우뚝 세워져 있다.
    죽령(689m)을 지나면 철쭉군락이 환상적인 소백산 비로봉(1,439m)으로 이어지고, 선달산(1,236m)을 넘고 구룡산(1,344m)을 지나 2012. 5. 27. 민족의 영산 태백산(1,567m)에 도달한다. 태백산 정상석이 웅장하게 세워져 있고 천왕단(天王壇)이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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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천후를 이겨내고 산을 오르면 늠름하게 세워진 정상 표지석이 반겨준다. 왼쪽부터 남덕유산 정상석, 태백산 정상석, 대관령 표지석

     

     태백산을 출발해 함백산(1,572m)을 지나고 싸리재를 넘어 매봉산(1,303m)에 도착하고 계속하여 한반도 등뼈의 한가운데를 받쳐 주는 형상인 두타산(1,357m)과 청옥산(1,405m)을 지나고 석병산(1,055m)을 지나 2012. 6. 23. 대관령(832m)에 다다른다. 고속도로준공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대관령 표시석이 우람하게 세워져 있다. 대관령 목초지를 걷다 보면 소황병산(1,328m)을 지나 오대산 노인봉(1,338m)을 지나고 진고개를 넘어 두로봉(1,421m), 구룡령(1,031m)을 지나 조침령(770m), 단목령(855m), 그리고 설악을 마주보고 있는 점봉산(1,426m)에 도착한다.


    2012. 7. 22. 한계령을 넘고 천인단애(千?斷崖)의 능선과 기라성처럼 많은 예봉과 계곡으로 이루어져 누구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설악산으로 접어들어 중청대피소를 지나 대청봉(1,708m)에 오른다. 안개가 자욱한데 뾰쪽하게 솟아있는 암석위에 정상 표지석이 늠름하게 세워져 있다. 

     

    가을· 겨울· 봄· 여름, 

    4계절 풍광이 그림처럼 스쳐


    소청을 지나고 미시령을 가기위하여 공룡능선을 따라 마등령(1,320m)에 올랐을 때 많은 안개로 시야가 가려져 일정이 늦어지고 저항령(1,106m)을 넘고 황철봉(1,380m)을 지나 1,318.9m봉에 올랐을 때는 이미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이다. 어둠속에서 미시령으로 가는 길을 찾을 길이 없다. 산속에서 밤새 길을 헤매다가 새벽에 계곡을 따라 내려온 곳이 설악산 설악동 케이블 카 앞이다. 설악산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어 하루 밤의 노숙과 그래도 냉정을 잃지 않고 계곡을 따라 7시간 반의 하산길이 신흥사의 밝은 식당가에 이르렀을 때 살아 있다는 것이 실감나게 느껴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던 것은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억제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2012. 7. 27. 다시 저항령에 올라 황철봉을 지나고 1,318.9봉에 올랐다. 바위산의 웅장한 모습이 펼쳐진다. 너덜지대를 지나 미시령으로 내려가는 산행로 표시가 선명한데 지난날에는 밤이라 길을 찾지 못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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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개월 34일간 외로움과 싸우며 진부령 도착을 끝으로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마치자 이를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부부모임 회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2012. 7. 28. 상봉(1,242m), 마산봉(1,051m)을 지나 진부령(520m)에 도착하여 10개월 3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백두대간 종주산행은 끝을 맺었다. 드디어 백두대간 종주산행 일정을 모두 마친 것이다. 이번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환영해 주려고 진부령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 부부모임의 회원들을 보니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이 실감난다. 

     

    향로봉 넘어 백두산까지 종주할 날이

     빨리 왔으면… 

     

    하루 20-30km 10여 시간씩의 산행은 모든 구간이 초행길이었고 깊은 산속 적막감속에 산짐승들의 채취를 느끼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긴장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세찬 겨울바람과 짙은 안개로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악천후 속에서 길을 잃고 긴 시간 외로움과 싸우며 산속을 헤매기도 했다.

    그러나 백두대간 종주산행은 이런 어려움만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깊은 산속에서 맞이하는 새벽의 신선하고 부드러운 공기가 있고, 새로운 하루를 여는 희망으로 가슴 벅찬 감격의 순간이 있으며,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투명한 파란 코발트 빛 하늘과, 바다처럼 펼쳐지는 붉은 노을과, 세속을 품지 않은 구름의 행렬과, 자욱한 안개 사이로 언뜻 드러나는 산봉우리는 신선의 세계에 머무르는 듯 신비롭고, 산줄기 곳곳에 인심이 푸근한 산마을이 숨어 있다.

    진부령 이후 향로봉(1296m)까지는 군사통제지역이고, 그 너머는 휴전선이 가로막고 있어 휴전선 너머 백두대간은 아직 가볼 길이 없다. 백두대간을 종주한 모든 산악인들은 꿈꾼다. 통일된 조국의 백두대간에서 지리산부터 백두산까지 거침없이 종주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

    아! 그 소리 없는 아우성!


    이종호 법무사 (서울동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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