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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정치권은 '민주적 통제'라는 미명의 사법부 압박 멈추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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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 사법부는 정치권과 국가기관, 사회세력의 압력은 물론, 심지어 민의를 대변한다는 여론의 압박에도 그리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법관들도 사법권의 독립이 깊이 각인돼 있었기에 그 어떠한 영향력으로부터도 초연함을 유지하고자 했다. 법은 누구든지 예외 없이 지켜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했고, 법과 사회의 질서를 지탱하는 마지막 보루는 사법부라는 믿음도 있었다. 무릇 사회의 모든 갈등관계는 객관적인 법체계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당연시됐고, 설령 불만이 있더라도 최종 판단에는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법관은 유력한 소송당사자나 사회단체, 들끊는 여론으로부터도 독립하여 재판하는 것이 마땅하다. 한마디로 법을 제외한 모든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뜻이다.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는 것'이 헌법이 명하는 법관의 사명이다. 법은 가치의 충돌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도구이고, 재판은 각자 목청껏 외쳐온 정의를 오직 법의 잣대로만 해석해 분쟁을 종결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요즘 정치권이 '민주적 통제'라는 미명으로 사법부 압박에 앞장선 듯 보여 무척 유감스럽다. 재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법관을 공격하는 일이 이제 다반사가 되었다. 심지어 특정 재판을 담당한 법관의 해임청원까지 있었고, 김경수 경남지사 사건은 특정 세력의 압박이 강하게 따라다녔다. 이는 공정한 재판의 토대인 사법권의 독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다. 법관이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로부터 유·무형의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다면, 당장 재판의 독립부터 위협받는다.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힘든 사법부, 법의 권위가 무너진 사법부를 상상해 보라. 국민은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고, 사회는 법과 원칙이 없는 약육강식의 나락으로 추락할 것이다.

     

    과연 '법조개혁'이라는 줄기찬 구호 하나로 '사법권의 독립'은 외면한 채 감성적인 여론에만 매달리는 것이 합당한 일인가. 제아무리 그럴듯한 구실을 붙인다 해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법부 압박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적 통제'라는 것도 민주주의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안을 견제하라는 것이지 여론을 부추겨 재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법관 개개인을 함부로 공격하라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사법권의 독립'을 위한 국민의 신뢰회복도, 제도적 뒷받침도 무척이나 절실한 지금, 그래도 최종적인 책임은 법관 개개인에게 있다. 법관들은 환경이 아무리 척박하더라도 재판의 독립을 굳건하게 지켜야 한다. 비록 고색창연해 보일지언정 법관의 소명을 깊이 인식하는 것이 사법권의 독립을 향한 첫걸음이다. 실력과 자질을 위한 자기연마도 끊임없이 계속하고, 정무적 판단의 유혹도 강하게 물리쳐야 한다. 그리고 외부의 영향을 넘어,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독립을 쟁취하는 것이야말로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중요한 관문이다. 명예욕, 출세욕, 권력욕뿐 아니라, 사법부 당면과제가 무엇이든 나만의 삶을 조용히 살면 그만이라는 소아적 마음자세로부터도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사법권의 독립을 지킬 수 있다.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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