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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청년시대

    어떤 사계절

    전별 변호사 (서울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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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과 결혼을 하기 전, 사계절을 함께 보내라’. ‘사계절을 함께 보낸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 어린 시절 책이나 매체, 많은 분들의 조언 등으로 자주 접했던 말이다. 당시에는 그 말을 ‘좋은 일이나 나쁜 일 모두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이고, 상대방과 함께 여러 일을 겪고 난 이후에야 비로소 마음을 나눌 수 있다’라는 의미로 인식했었다. 또한, 모든 인간관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니, 이런 관점에서 결혼상대자를 정해야 하는 것 아니니까 하는 생각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2020년을 지나면서, 인생의 사계절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우리 인생에 사계절은 반드시 있다. 따뜻함과 기대가 가득한 봄이 있고, 기온은 높지만,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여름이 있고, 그동안 힘써왔던 것들을 거두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가을이 있고, 춥지만 그렇기에 온기가 더욱 감사한 겨울이 있다. 그렇지만 때로는 비바람과 태풍이 발생하는 여름이 계속되는 것 같은 시기도 있고, 고통스러운 추위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겨울과 같은 시기도 있다. 그뿐인가. 우리는 간혹 이상기온으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재해를 입기도 한다. 이러한 재해는 왜 이 지역, 또는 내게만 일어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낙심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계절은 우리에게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는 우리의 일상과 생각,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자신의 목표와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이전에 가졌던 소명을 돌아보게 한다. 또한 ‘열심’이라는 기치를 내세우며 지나치게 달려오거나 스스로를 괴롭게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한다. 바로 그때, 주위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문득 깨닫기도 하고, 앞으로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 시절을 보낸 이후의 사계절은 더 단단해지고, 때로는 삶의 기대로 더욱 반짝이게 되기도 한다.

    변호사로서 업무를 하다 보면 이런 일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앞으로 다가올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업무도 많지만, 급박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업무도 많다. 실질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면 몸도 마음도 아프고, 분쟁이 길어질수록 이 시기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을 갖게 되기도 한다. 이를 지켜보는 변호사의 마음도 함께 어려워질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이 시기를 함께 고민하며 지나갈 때, 삶의 놀라운 변화를 느끼고 감사하게 되기도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우리에게 항상 따뜻함이 가득한 봄날이나, 풍성한 열매가 가득한 가을날만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비바람과 눈보라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 삶을 반짝이게 하는 놀라움이 있고, 버려야 할 것을 깨달을 수 있으며, 함께 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발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기를 결정하기 전에 인생의 사계절을 함께 겪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벌써 2020년도 마무리되어간다. 바이러스로 인해 일상이 변경되고 파괴되면서 2020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2020년은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혹독한 계절이 계속되는 것을 그저 견디는 사람들이 많은 시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기는 분명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다.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한다는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반드시 길은 있다. 그리고 당신 곁에는 함께 그 계절을 견디는 그 누군가가 있다. 오늘도, 내일도, 그 사실을 기억하고 그 길을 걸어 나가기를, 그리고 그 길에 함께 할 수 있는 누군가가 되기를 바라 본다.


    전별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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