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galinsight
  • Legaledu
  • 법률신문 오피니언

    사설

    '입법독주'를 막는 방안이 절실하다

    입력 :
    글자크기 : 확대 최소
  • 인쇄
  • 메일보내기
  • 기사스크랩
  • 스크랩 보기
  • 임대차 3법은 당초 의도와 달리, 임차인의 지위를 더 열악하게 만들고, 전세의 종말을 가속화하는 결과만 낳았다. 매물도 급격하게 줄었고, 전세, 월세 상승을 부채질했다. 이렇듯 졸속입법이 빚은 고통을 국민들이 극심하게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또다시 논란이 많은 법안들을 전쟁 치르듯 조급하게 처리하고 있다. 11월 30일 대공수사권의 경찰이관을 담은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12월 2일 접경지역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한 남북관계발전에관한법률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법사위 전체회의도 여당 단독으로 진행한 끝에 51개 법안이 12월 1일 본회의를 통과했고, 공수처법, 경제 3법 등 국가의 근간을 바꿀 만한 법률안들도 강행처리 할 방침이라 한다. 특히 558조원 규모의 초슈퍼 예산안 합의는 실질적인 토론도 없이 속전속결로 처리해 버렸다. 내년 4월 서울, 부산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종 시혜성 예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조용히 묻혀 버린 것이다. 

     

    우리나라는 해외 사례를 찾기도 힘들 정도로 '의원발의 법률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청부입법, 단발성입법이 적지 않고, 모방과 복제를 일삼는 발의태도도 문제다. 사실 무분별한 법률제정은 바람직은커녕, 폐단이 크다. 법은 한번 만들어지면 국민들의 사고도, 행동도 쉽게 바꿔버린다. 당장 국회의원 평가항목에 법률발의건수를 넣는 관행부터 없애야 한다. 포퓰리즘 입법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법률안 발의폭주'부터 '거대여당 단독처리'까지 입법전쟁이 걸핏하면 발생한다. 나라의 미래를 생각할 때 매우 큰일이다. '다수결의 원칙'도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각 의견의 장단점을 깊이 생각해 보고, 이를 통해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어야 정당성을 갖추는 법이다. '반대의견 무시'가 독재의 시작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특히 예산확보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다수의 힘으로 법제정부터 강행하려는 것은 당장 국가살림부터 거덜 낼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입법독주'를 각국의 입법과정과 비교해 제대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법률안 제안절차에 대한 상세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국민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하고, 또 소수당의 심사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비교적 효율적인 절차규정을 두고 있는 나라로 독일을 들 수 있다. 독일은 직무규칙 형식으로 '제정이유에 관한 설명의무, 입법효과를 예측하고 평가하는 의무, 법안에 대한 주무 연방 부처의 입장표명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비록 명문규정 없이도 특히 예산 관련 법령의 입법절차는 재무성을 중심으로 각 부처 간에 충실한 협의를 거치고 있다.

     

    하다못해 법조인들이라도 국회의 입법독주를 막는 방안을 강구해 봐야 하지 않을까. 사전에 기존 법체계와의 정합성, 예산 확보, 사회적 파장 등을 검토할 수 있는 절차규정을 만들고, 사후에 국민의견을 수렴한 입법영향평가를 제도화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최근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