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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포럼

    '소비자신용에 관한 법률' 입법 예고를 보며

    정소민 교수 (한양대 로스쿨)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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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2000년대 초 은행으로부터 가게 운영자금으로 1000만 원을 신용대출 받았으나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대출금을 연체하였다. 이후 A씨는 이혼, 여러 차례의 이사 등으로 은행이 발송한 채무상환독촉장, 채권양도통지서 등을 받지 못해 채무가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그런데 2015년께 채권추심업체로부터 "지금 당장 10만 원만 지정한 계좌로 송금하면, 대출금 보다 많은 연체이자 1500만 원을 전액 면제해 주고, 원금도 절반으로 깎아주겠다"는 말을 듣고 A씨는 곧장 10만 원을 송금하고, 그 후 3개월 내에 500만 원을 상환하겠다는 내용으로 채무이행각서도 함께 작성해 주었다. 

     

    사실 A씨가 "위 대출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갚지 않겠다"고 말했다면 대출채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금융기관들은 통상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을 소각처리하고 있으나 일부 금융기관은 대부업체 등에 이들 채권을 매각한다. 소액채권의 채무자는 대부분 서민, 취약계층이어서 소멸시효 완성여부나 대응방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대부업체의 채권추심에 시달리게 된다. 이렇게 서민의 주머니에서 나간 돈은 고스란히 대부업체의 이익으로 귀결되었다. 

     

    2015년 하반기부터 정부에서는 금융회사들이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을 추심하거나 대부업체 등에 매각하는 행위를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A씨와 같이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모른 채 그 이익을 포기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감독원 및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상담할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였다. 

     

    소비자신용이라고 일컬어지는 소액의 대출채권과 관련해서는 비단 앞서 예로 든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에 대한 추심행위 제한 뿐만 아니라 채무자의 채무조정요청권을 인정하고 연체채무 부담을 경감시키는 등의 종합적인 보호정책을 특별법으로 입법하여야 한다는 논의가 지속되어 왔다. 비교법적으로도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에서는 별도의 소비자신용을 규율하는 법률을 만들어 서민,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있다. 

     

    얼마 전 금융위원회가 '소비자신용에 관한 법률'을 입법예고하고 온라인 공청회도 개최하였다. 입법의 필요성이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만큼 새해에는 '소비자신용에 관한 법률'이 입법되어 서민 금융에 있어서 채무자에 대한 체계적인 보호책을 마련하고, 더 나아가 금융 산업의 건전성도 유지되길 기대한다.

     

     

    정소민 교수 (한양대 로스쿨)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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