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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청년시대

    오해에 관하여

    이언 변호사 (서울회)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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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클랜드의 섬들은 무채색이다. 남극 가까이 뻗은 대륙의 꼬리, 펭귄이 살고 바다표범이 낮잠을 자는 바닷가. 젖은 자갈과 눈밭이 점점이 뒤덮인 긴 겨울의 나라에서 군인들은 서로를 향해 발포했다. 마거릿 대처가 보냈다는 영국군의 숫자와 성난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모습이 낡은 신문 스크랩 위로 흩어졌다. 포클랜드는 그렇게 차갑고 습기 가득한 이름이었다.


    포클랜드에서는 자연도 눅눅하게 엎드려 있다. 나무가 자라지 않는 이곳, 바위와 풀과 모래언덕 사이에서 풍성한 털의 포클랜드 여우는 이질적인 존재였다. 이들은 온순하고 호기심이 많았으며, 사람이라는 낯선 생물에게도 먼저 다가가 먹이를 조르곤 했다. 그러나 털북숭이 꼬리가 길어서 커다랗게 보였던 여우에게, 사람들은 늑대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실은 이 섬에서 펭귄과 생쥐들만이 여우를 무서워했지만, 늑대라는 이름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모두 여우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태어나는 아이들은 양과 어린아이를 물어간다는 늑대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사람들은 늑대라 불리우는 커다란 짐승을 두려워했다. 정확히는 자신들이 붙인 늑대라는 이름을 두려워했다.

    포클랜드가 영국의 식민지가 되고 본격적인 목축이 시작되자, 영국인들은 늑대를 잡아오는 사람에게 돈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양치기와 농부들은 사냥꾼이 되어 여우에게 총을 겨누었다. 1834년, 섬을 방문한 다윈은 늑대로 오인된 이 여우들이 곧 사람에 의해 멸종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늑대’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을 제외하면, 이 순진한 여우가 사람들에게 맞설 수 있는 무기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윈의 예언이 있은 지 30년 후, 동물원에서 최후의 포클랜드 여우가 숨을 거두었다. 마지막 순간에도 창살에는 포클랜드 늑대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그들이 절멸한 지 백여 년 후, 학자들은 그들의 이름 끝의 늑대wolf를 여우fox로 바꾸기로 동의했다. 그들의 유전자 구조가 여우보다도 개에 가까웠다는 사실이 밝혀진 직후였다.


    이언 변호사 (서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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