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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취재수첩] 여성 변호사 ‘괴롭힘’

    남가언 기자 ganiii@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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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질 게 터졌네요."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을 뿐, 성폭행까진 아니더라도 상급자에 의한 성추행이나 성희롱은 빈번한 일이에요."


    최근 모 로펌 대표변호사가 초임 여성 변호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한 사건이 보도되면서 여성변호사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됐다. 기자가 만나거나 통화한 변호사들마다 한번씩 이 사건을 거론하며 '만남을 거절할 경우 평판 조회가 걱정이 됐다'는 피해 변호사의 마음이 어땠을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나도…"라며 피해 사례를 토로했다.

    기자가 제보받은 여성 변호사들의 성추행 피해 유형은 다양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구치소에 수감된 수용자에 의한 것이다. 일부 로펌에서 구치소 접견 때 일부러 여성 변호사를 보내 수용자의 '말동무' 역할을 시키는데, 일부 수용자들이 여성 변호사를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다고 했다.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가 이 같은 '집사변호사' 행태에 대해 대거 징계했지만, 젊은 여성 변호사들을 이용하려는 일부 로펌과 변호사들의 비도덕적 행태는 암암리에 여전하다는 것이다.

    일반 클라이언트들과의 관계에서도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감당해야 하는 순간도 많다고 한다. 로펌과 사건 의뢰인 간의 식사 자리가 있을 때 의뢰인이 대놓고 "여성 변호사를 데리고 오지 않으면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심한 경우 특정 여성 변호사를 콕 집어 데려오라는 의뢰인도 있다. 마음에 든다며 지속적으로 연락하거나 찾아오는 의뢰인도 있다. 하지만 로펌이나 법률사무소 일원으로 소속된 여성 변호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요구를 단호하게 뿌리치기 어렵다. "변호사도 서비스직"이라고 말하는 상급자 역시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했다.

    대한변협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마련해 열악한 지위에 있는 신규 변호사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의뢰인에 의한 성추행 사례 등 여성변호사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여러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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