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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취재수첩] '책임입법' 실종

    박솔잎 기자 solipi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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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입법 남발과 책임입법 실종이 불러온 참사라고 봐야죠."

     

    한 국회 관계자가 지난 9일자로 본보가 단독 보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 4표 모자라 부결… "왜?"> 기사를 보고 한 말이다. 법관 임용에 필요한 최소 법조경력을 5년으로 단축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4표차로 부결됐는데, 당시 관련 개정안 발의에 참여했던 40명의 의원 중 4분의 1이 넘는 11명이 본회의 표결 과정에서 기권하거나 반대표를 던지면서 이탈해 법안 통과 좌초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것이 당시 보도 내용이었다. 개정안의 필요성에 공감해 공동발의자로 이름까지 올렸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자기부정을 한 것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한 국회의원은 "가까운 의원들끼리 서로 다른 사람이 발의한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려주는 품앗이 관행의 폐해"라며 "법안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이름을 올려주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의원입법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마당에 이런 관행이 계속 횡행한다면 큰일이다.

     
    지난 제20대 국회에 제출된 법안 2만4141건 가운데 의원 발의 법률안은 전체의 95.5%에 해당하는 2만3047건에 달했다. 이번 제21대 국회에서도 현재까지 접수된 법안 1만2286건 중 의원 발의 법률안이 이미 96.9%에 해당하는 1만1905건에 이른다.

     

    규제영향평가 절차가 까다로운 정부입법과 달리 의원입법에는 비용추계서를 첨부하도록 할 뿐 비교적 제약이 덜하다. 입법추진이 용이한 까닭에 의원입법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법 조항 하나만 바뀌어도 국민의 권리·의무관계자는 물론 산업이나 사회 제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의원입법에도 규제영향 분석 등을 도입해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의원들은 이 같은 제도 도입이 입법권 침해라며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 '책임입법 실종', '졸속입법', '맹탕입법'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고 변화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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