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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법 이야기

    조선영 변호사의 미국 일리노이주 변호사 시험 합격수기

    조선영 변호사 (롯데카드)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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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험시작 전의 상황 및 동기

    미국변호사라는 자격은 어느 영화의 대사를 빌리자면 아무것도 아닌 것일 수도 있고 모든 것일 수도 있다. 한국변호사 자격 취득 이후 스스로의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고민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였었는데 미국변호사 자격 취득도 그 중 하나였다. 응시여부에 대하여 고민만 하다가 항상 적절하게 조언해주는 아내의 응원과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2021년 2월 시험 응시를 목표로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수험 결심을 하기 전까지는 영어 작문을 잘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로스쿨 재학시절에 미국헌법 수업을 수강하였고, 여러 서적(Lawrence M. Friedman교수의 A History of American Law와 American Law in 20th Century를 추천한다)을 통하여 대강의 미국법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기는 하나, 초중고에서 대학까지 모두 한국에서 졸업하였고 미국 땅을 한 번도 밟아보지 않았으며(이 합격수기를 쓰는 순간까지 미국땅을 밟아보지 않았다) 영어를 듣고 읽을 수만 있을 뿐 쓰는 능력이 평균 이하였던 나로서는 영어 실력에 발목 잡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살짝 하고 있었다.


    2. 강의 결제 및 수험공부 시작

    그래도 기왕 공부를 하기로 했으니 강의를 듣기로 결정하였다. 최근에는 미국변호사시험 응시자가 많아 학원 강의도 선택의 다양성이 있다고 알고 있으나 시스템 등이 친숙하고 동영상 강의 제공 서버가 안정적인 것에 더하여 충실한 강의 내용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로앤비-법률신문 미국변호사 준비과정’을 선택하였다.

    처음에는 퇴근 후 야간에 1개에서 2개의 강의를 2시간 정도 수강하였다. 이런 공부 시간을 2월부터 약 5개월 정도 하였다. 그런데 아무래도 퇴근 이후에는 집중이 잘되지 않고 저녁에 야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면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없어 진도가 계속 늦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8월경부터는 일찍 수면 후 새벽에 기상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아무래도 새벽에 일어나다 보니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9시 업무시작전까지 온전히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부터 적어도 7시까지는 사무실에 출근하여 9시 업무시작 전까지는 강의를 듣는 패턴을 지키게 되었다. 공부시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주말에도 사무실에 출근하여 강의를 들었는데 아직 어린 자녀가 있고 아내의 육아부담도 있어 주말도 6시까지 나와 오후 3시가량에 집으로 귀가하고 일요일은 쉬는 패턴으로 움직였다. 이로서 1주간 약 19시간가량의 공부시간을 확보하였는데 이러한 패턴을 20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1개월간 유지하였다.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의 수험 경험을 바탕으로 읽어야 하는 텍스트 량을 줄이는데 집중하였는데 처음 목표로 삼았던 계획은 동영상 강의를 2회 듣고, 강의록을 3회독, 별도의 문제집(가장 대중적인 Emanuel’s S&T를 추천한다)은 2권가량 풀고, 백희영 변호사님의 에세이과목 대비용 책을 2회독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처음에는 시험과목의 전체적인 모습을 이해하고 얼개를 짜기 위해 빠르게 기본교재인 텍스트북을 강의와 함께 2회독 하는 것을 추천한다. 강의를 1회 수강 후 곧바로 문제풀이에 뛰어들었는데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문제만 풀다보니 오답이 연속되고 내용조차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분히 기본 내용을 소화한 이후에 문제집으로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3. 일리노이주 변호사시험 응시자격과 응시절차

    잠깐 이야기를 바꾸어 응시자격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일리노이주는 캘리포니아주와 더불어 미국의 J.D. 또는 L.L.M. 졸업생이 아니더라도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주이다. 캘리포니아주는 한국변호사이기만 하면 응시자격을 부여하는데 반하여 일리노이주는 한국변호사이자 5년간의 변호사업무경력을 필요로 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최근 7년간 중 5년간 월 80시간 이상, 연간 1,000시간 이상을 법률업무에 종사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한다. 전업으로 근무하면 대부분의 경우에는 5년의 업무경력으로 자격 요건을 취득하게 된다.

    일리노이주는 응시자격 입증을 위해 제출이 필요한 서류가 캘리포니아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하다(예: ① 일리노이주 변호사 3명의 추천서, ② 5년간의 업무경험에 대한 본인을 포함한 4명의 한국변호사의 진술서(Affidavit), ③ 졸업한 로스쿨의 교수 2명의 Reference check 등). 이러한 구비서류, 응시절차와 관련해서도 사전에 ‘로앤비-법률신문 미국변호사 준비과정’을 통해 상담을 권장한다.


    4. 미국 바시험의 과목과 공부방법론

    미국의 바시험은 캘리포니아와 같이 해당 주의 독자적인 시험을 치르는 경우와 일리노이 주와 같이 UBE(Uniform Bar Exam)을 치르는 경우가 있다. 일리노이주는 2019년까지는 UBE가 아니라 독자적인 시험을 치렀는데(에세이 과목에 일리노이 주법이 있었다) 그 이후로는 UBE를 채택하여 50%의 비중을 가지는 객관식 문제인 MBE(Multi State Bar Exam), 30%의 비중을 가지는 MEE(Multi State Essay Exam), 20%의 비중을 가지는 PT(Performance Test)로 이루어져 있다. MBE는 헌법(Constitutional Law), 계약법(Contracts), 형법 및 형사소송법((Criminal Law and Procedure), 민사소송법(Civil Procedure), 부동산법(Real Property), 불법행위법(Torts), 증거법(Evidence)의 7과목이고, MEE는 MBE의 7과목 Agency, Business association, Conflict of Law, Trusts and estates, Secured Transactions의 5과목이 추가된다. PT는 특정한 과목이 출시되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법령 및 판례를 내용을 모두 제시하고 문제가 요구하는 법률의견서 또는 서면을 작성하는 과제이다.

    이 중 한국변호사들에게 합격 당락을 가르는 것은 단연 MBE라고 할 수 있다. 영어를 네이티브 수준으로 구사하는 것이 아닌 이상은 MEE나 PT에서 합격 커트라인 이상의 점수를 획득하는 것은 어려울뿐더러 그 수준까지 영어 작문실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대단히 많이 시간이 소요되어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MEE의 경우 백지 수준으로 답안지를 작성하더라도 기본점수를 받게 되는데 해당 기본점수를 기준으로 MBE의 정답율이 80% 수준이면 합격가능한 수준의 점수가 가능하고, MEE의 점수가 하위 10%수준이라고 하더라도 MBE의 정답율이 65%이상이라면 합격가능한 점수가 가능하므로 MBE를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방법이다. 다만, MBE도 점점 문제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므로 단순히 MBE로 출제되는 문제 사례와 답안을 암기할 것이 아니라 텍스트북의 내용을 충실히 이해하여 문제가 묻고자 하는 핵심적인 이슈(Issue)에 텍스트북의 내용을 적용시키는 연습을 반복하여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MBE문제에는 텍스트북 기준으로 쟁점이 될만한 부분이 2-3개정도 등장하는데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답과는 무관한 쟁점들이다 유사한 쟁점들 사이에서 답안을 고를 수 있는 쟁점을 찾아내는 방법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5. 원격시험 및 시험결과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의 시작과 더불어 미국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었다. 2020년 7월 Bar Exam은 연기를 거듭하다가 10월경 원격시험(Remote Exam)으로 치러졌고, 연이어 2021년 2월 Bar Exam도 원격시험으로 치러졌다. 계획과는 달리 2월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고 2021년 7월 시험에 응시하게 되었는데 2022년 2월 시험이 기존 시험방식대로(In Person) 치러지게 되었으므로 결국 내가 응시한 시험이 마지막 원격시험이 되었다.

    원격시험은 응시생이 각자 자신의 노트북(반드시 노트북일 것은 아니고 카메라가 Built-in된 데스크탑도 가능하다)으로 각자가 선정한 공간에서 시험에 응시한다.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시험 과정을 전부 녹음·녹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응시생이 화면을 벗어나거나, 화면 밖을 응시하거나 하는 행위를 1차적으로 영상을 분석하는 A.I.가 걸러낸 후 해당 영상이 실제로 부정행위를 하였는지를 시험감독관(Proctor)가 육안으로 검수하는 절차를 거친다.

    인터넷 상의 수험생들은 사전에 이에 대하여 충분한 안내를 받았으나 다들 코로나로 인한 원격시험은 처음 겪는 일이라 혹시 자기의 무의식적인 행동이 부정행위로 간주되지 않을까 초조해하는 분위기였다. 과거 응시생들의 경험담에 따르면 일반적인 시험상의 행동이라면 부정행위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분위기였으므로 나는 부정행위 적발가능성에 신경을 쓰다가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하여 자연스럽게 행동하기로 하였다. 실제 시험시간 중에는 시간 부족으로 모니터 이외의 다른 곳을 응시하는 것도 불가능하였고 답안을 타이핑 칠 시간도 부족하였으므로 한낮 기우에 그쳤다.

    한편 시험 시간 중에 시험 응시 프로그램인 Exemplify가 다운되어 문제는 보이지 않고 시험시간은 진행하는 상황이 펼쳐졌었다. 화면에는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라는 문구만 기재되어 있고 약 10분 간 아무런 조치가 없어서 멘붕 일보직전까지 간 적이 있었다. 이때 과감하게 컴퓨터를 다시 부팅하고 재차 시험 응시 프로그램을 가동하였더니 정상적으로 응시가 가능했던 사건이 있었다. 나중에 보니 서버 문제로 다른 수험생들도 많이 겪었던 현상이라고 하여 안심이 되었는데 당시에는 그 동안의 준비가 수포로 돌아갈 것 같아 초 긴장상태에 돌입했었다.

    원격시험의 장점으로는 한국에서 칠 수 있어 여비 등을 절약할 수 있고, 익숙한 환경과 컴퓨터에서 응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 현지시간으로 시험에 응시하여야 했기 때문에 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가 시험 시간이었다는 점은 정말 힘들었다. 특히 미국시간으로 점심시간인 새벽 2시부터 3시사이는 졸음을 쫓기 위하여 연거푸 에너지 드링크를 마셨다. 미국에 가서 충분히 시차적응을 하지 못하고 치르는 시험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되나 한국에서 밤낮을 역전하여 치르는 시험도 상당히 힘들었던 것이다.

    실제 시험시간은 난이도가 있었던 탓인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응시하고 시험시간 만료 5초 이내에 제출 버튼을 누르기 일수였다. Essay과목의 경우 6문제 중 2문제를 제외하고는 쟁점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고 알고 있는 내용만을 기재하기에 바빴다. MBE의 경우에도 생소한 사례가 많아 당혹스러운 기분으로 문제를 풀었다. 응시 종료 후에 전혀 결과에 대하여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7월 이후 10월 초까지 기다린 시간 끝에 결과는 합격. 사무실에서 나도 모르게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점수를 확인하니 예상대로 Essay는 하위 20%대로 좋지 않았고, MBE에서 점수를 만회하여 합격선을 넘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6. 마치며

    코로나-19사태로 미국을 직접 가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 준비면이나 비용면에서 상당한 도움이 된 거 같아 판데믹 사태가 전화위복으로 작용하였다. 캘리포니아주 시험의 합격커트라인이 내려갔다고 해도 일리노이주 시험은 여전히 캘리포니아보다 쉬운 시험으로 특별한 Background가 없다고 하더라도 로앤비의 준비과정을 잘 따라가면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된다. 본인이 시험을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도움이 매우 컸는데 항상 응원하고 용기를 주는 사랑하는 아내와 존경하는 장모님에게 감사말씀을 드린다.


    끝으로 시험을 준비하고 합격하는 데 큰 도움을 주신 강병진 미국변호사님, 조국현 미국변호사님, 백희영 미국변호사님 이하 관계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조선영 변호사(롯데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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