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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관 사무분담 기간 연장 논의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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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3일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법관의 최소 사무분담 기간을 늘리는 방안이 논의돼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와 언론보도를 통해 법원의 사건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이 강하게 지적되자 법원이 대책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행정처가 발간하는 사법연감 통계를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법원의 사건처리율이 점차 줄어들고 장기미제사건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재야 법조계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들에 대한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더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건처리 지연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이 뒤늦게나마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방안을 내놓는 것은 만시지탄의 느낌이 있지만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예전부터 법원의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요인으로 법관의 잦은 인사이동과 사무분담 변경이 지목돼 왔다. 사건을 심리하던 재판부가 변경되면 새로운 재판부가 종전 재판부의 심리 내용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다. 법원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법관의 잦은 인사이동을 줄이고 사무분담 변경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해 왔다. 특히 사무분담과 관련해서는 1993년에 제정된 법원재판사무 처리규칙(대법원규칙)에 "사무분담을 자주 변경함으로써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규정했다. 또한 1998년에는 '법관 등의 사무분담 및 사건배당에 관한 예규' 개정을 통해 법관의 사무분담 기간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정했고, 2000년부터는 다시 그 내용을 개정하면서 '재판장 2년, 배석판사 1년'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이 원칙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20년이 넘도록 법관 사무분담의 기본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3일 법원장회의 때 논의된 내용은 최소 사무분담 기간을 '재판장 3년, 배석판사 2년'으로 늘리는 방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형사부 재판장은 2년 유지가 중론이다.

    문제는 일선 법관들의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내는 일이다. 법관들은 재직 기간 동안 다양한 사건을 경험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사무분담 기간을 늘리면 원하지 않는 사무분담을 장시간 담당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것이다. 또 법관 사무분담 기간이 장기화되면 법관이 한 법원에 근무하는 기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국법관대표회의가 6일 열리는 회의에서 사무분담 기간 변경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법관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사법부의 존재 가치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사법정책 결정에 있어 국민의 편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법원 사무분담이 법관의 편익을 위해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지고 있고 국민의 불편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법관들 편익 때문에 신속한 재판을 구현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무산된다면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다시 한 번 땅에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법원과 법관들은 좋은 재판을 위해 항상 국민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무엇을 해야 할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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