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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취재수첩] 개탄스러운 입법 추진

    강한 기자 strong@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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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가인하 환수법'이 법원 집행정치 결정의 효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법조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거대 여당 주도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법원행정처가 "집행정지 제도의 취지와 상충되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을 형해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고 일부 법사위원들이 위헌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일단 법사위에서 계속 심의하는 것으로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기존 사법절차를 뒤흔들 수 있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 전 마지막 단계인 법사위에까지 상정됐다는 점에서 법조계는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10일 법사위에 국회 보건복지위 대안으로 일괄상정된 약가인하 환수법(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에는 '약제에 대한 쟁송 시 손실상당액의 징수 및 지급'을 위한 제101조의2 신설 방안이 담겼다.

     

    개정안은 제약사 등이 약가인가 고시에 불복해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집행정지결정을 받은 후 본안소송에서 패소(일부 패소 및 각하 등 포함)한 경우 집행정지 기간 동안 공단이 지급한 요양급여비용과 집행정지 결정이 없었다면 공단이 지급해야 할 요양급여비용의 차액을 공단에 발생한 손실로 간주해 이를 제약사 등으로부터 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제약사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하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이 있었던 기간 동안에도 마치 처분의 효력이 정지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 기간 동안 공단에 발생한 손실 상당액을 추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약사의 제재 회피 꼼수를 차단하고 건강보험공단 재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현행 행정소송법 체계는 물론 "항고소송을 제기한 원고가 본안소송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이 소급해 소멸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2020두34070)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건강보험공단 재정 보호라는 정책적 필요에 의해 사법시스템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입법을 추진한다니 개탄스럽다. 이런 선례가 생기면 다른 분야에서도 비슷한 입법시도가 뒤따를 우려가 크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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