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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조대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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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내면의 본성에서 선과 악을 분리할 수 있을까? 지킬앤하이드는 뮤지컬 장르에선 보기 드문 스릴러물로 한 사람 내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내면적 모순을 상반된 두 인격을 가진 캐릭터와 그를 사랑하는 엠마(Emma Carew)와 루시(Lucy Harris)를 통해 아름다운 로맨스로 그려내었다.

    1886년 출간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의 괴기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를 원작으로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과 레슬리 브리커스(Leslie Bricusse)가 뮤지컬 작품화했다. 미국에서 1997년부터 2001년까지 1,500회 이상의 최장공연을 하고, 한국에선 2004년 초연이래 작년부터 올해까지 재공연되어, 얼마 전 샤롯떼씨어터에서 이를 접할 수 있었다. 겉으론 체면을 차리면서 속으론 욕정으로 가득한 19세기 빛과 어둠이 함께한 빅토리아시대의 느낌에, 클래식과 팝이 조화를 이룬 웅장하면서도 세련된 팝오페라 형식의 공연이다.

    1885년 영국의사인 지킬(Henry Jekyll)은 정신병을 앓는 아버지를 위해 인간의 선과 악을 분리하는 연구를 하고 인간의 악한 면을 없앨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병원이사들의 반대로 실험을 할 수 없자 자신을 실험대상으로 주사해 그의 악한 면인 하이드(Edward Hyde)가 나타나게 된다. 그는 친구 와트슨(John Utterson)이 데려간 클럽에서 만난 술집아가씨 루시에게 상처를 친절히 치료하자, 루시는 지킬에게 감동해 사랑에 빠진다. 실험의 진행에 따라 지킬은 점점 통제불능의 상태의 하이드가 되어 자신을 반대한 이사들을 하나씩 살해하게 된다.

    지킬의 이런 통제불능상태에서 살인행위는 법적으로 용서받을 수 있을까? 우리법은 심실장애상태에서의 범죄에 대해 그 형벌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지킬의 경우 자신을 실험해 하이드로 변하여 살해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자신 스스로를 책임능력결함상태에 빠뜨려 범죄행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사정을 인식할 수 있었다면, 자신이 하이드로 행위할 당시엔 주사로 그 책임능력이 결여되었다 하더라도, 그 범죄실행행위의 원인을 스스로 제공한 자로 살인행위에 대한 형벌감경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지킬로부터 루시를 런던에서 떠나게 해달라는 편지를 받은 와트슨은 루시에게 이를 전달하지만, 하이드는 떠날 준비를 하던 루시를 찾아가 무참히 살해한다. 엠마와 결혼식장에서 하이드로 변신한 지킬은 엠마마저 해하려 하지만, 엠마의 노력으로 내면의 지킬을 불러내고, 지킬은 하이드를 없애기 위해 와트슨의 칼에 몸을 던져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지킬앤하이드엔 우리가 팝음악으로 즐겨듣는 친숙한 노래들이 유난히 많은데,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되고, 동계올림픽 등 수많은 행사에서도 연주되었다.

    흔히들 남자뮤지컬배우들의 로망으로 지킬이 자신에게 약을 투여하기 전에 확신에 차 부르는 '지금 이순간'(This Is The Moment)를 비롯해, 루시가 지킬같은 남자가 날 좋아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부른 가슴 절절한 노래 '당신이라면'(Someone Like You), 엠마가 지킬을 위로하며 부르는 '한 때는 꿈에'(Once Upon A Dream)도 유명한 곡이다. 특히, 지킬과 하이드의 캐릭터가 각자 한구절씩 번갈아 부르는 노래 '대결'(Confrontation)은 한 연기자가 다른 음색과 모습으로 동시에 자기에게서 떨어져 나가길 원하는 지킬과 그런 지킬을 비웃으며 끝까지 함께일 수밖에 없다고 하는 하이드의 양캐릭터간 갈등의 절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기자의 내공 없인 볼 수 없는 멋진 장면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보여주기 두렵거나 감추고 싶은 자신만의 내면이 있다. 내 안의 어둡고 부끄러운 면을 자연스레 드러내고 인정할 수 있다면 때론 힘겹게 느끼질 수 있는 삶의 일상으로부터 좀 더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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