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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주말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보고

    조대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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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대사가 노래인 이태리가극 오페라는 문학적, 연극적 요소와 더불어, 각종 음악, 무용, 무대의상 등이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남녀의 삼각관계나 먹먹한 사랑이야기를 다루어 진지하고 고상하다고만 느낄 수 있는데, 개그 못지 않은 코믹형식으로 대중들에게 더 친근한 희극오페라(Opera Buffa)도 있다. 18세기후반 자유주의와 계몽사상은 오페라에도 영향을 미쳐 영웅이나 신화를 소재로 귀족계급을 찬양하던 기존오페라(Opera Seria)에서 벗어나, 광대나 서민의 일상의 삶이나 희로애락 등 다양한 소재를 담은 희극오페라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평범한 시민계급의 일상을 소재로 한 오페라 막간극 인테르메초(Intermezzo)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성악가의 유머와 재치, 기교, 저음과 중창이 돋보이는 독립된 희극오페라로 발전하였다. 프랑스극작가 보마르셰(P. Beaumarchais)의 희극을 원작으로 모짜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피가로의 이발사 은퇴후 이야기라면 로시니(G. Rossini)의 '세빌리아의 이발사(Il Barbiere di Siviglia)'는 피가로의 이발사시절의 이야기로, 서민적 일상의 유머와 재치, 성악가의 기교가 돋보이는 희극오페라의 걸작이다. 지난 10월말 지휘자 Stefano Seghedoni와 서울필하모니의 음악에 동서양의 성악가들이 조화를 이룬 (사)글로리아오페라단의 이 작품 공연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났다. 보마르셰가 쓴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연극으로 초연되었는데, 파이지엘로에 이어 이태리 희극오페라의 대가 로시니가 각색해 공전의 인기를 누리며 유명해졌다. 콜럼버스 신대륙발견의 전진기지인 스페인 세비야(Sevilla)를 배경으로, 백작 알마비바는 우연히 본 로지나를 사랑해 매일같이 그녀의 창문 밑에서 세레나데를 부른다.


    그러나, 그녀의 후견인 의사 바르톨로가 돌아가신 부모로부터 많은 유산을 받은 아름다운 귀족 로지니의 막대한 재산을 노리고 결혼을 하려 늘 감시하고 있어 그녀는 도무지 반응을 할 수 없다. 백작은 마을의 만능 재주꾼 이발사 파가로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겪게된다. 동트는 새벽거리에 피가로가 자신이 세빌리야에서 얼마나 유명한 인물인지를 노래하는 '나는 마을의 만능일꾼(Largo al factotum)'은 흔히 '피가로, 피가로'라는 가사말로 많이 알려진 친숙한 아리아로 경쾌하면서 유쾌한 곡이다. 피가로의 계략대로 로지나의 사랑을 확인한 백작은 바르톨로의 감시를 피해 로지나를 데려가기 위해, 숙소증명서를 가진 술 취한 군인으로 변장해 집을 들어가거나, 로지나의 음악선생 바질리오를 대신한다며 그녀를 찾아오지만, 그 모든 계획은 실패한다. 마침내, 천둥번개치는 어두운 밤에 사다리를 이용해 몰래 로지나를 탈출시키려던 피가로와 백작은 로지나와 결혼하려고 바르톨로가 불러들인 공증인과 바질리오에게 발각되지만, 바질리오는 바르톨로 대신 백작의 결혼식 증인이 되어 결국 모든 이들의 축복 속에 백작과 로지나는 행복한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이 작품은 익살스러운 캐릭터의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연기력과 더불어, 딱딱한 오페라의 기존 이미지와 달리 관객들과 함께 기지와 풍자를 즐기고, 경쾌한 음악으로 웃고 즐길 수 있는 노래실력이 두드러진다. 특히, 로지나의 아리아 '방금 들린 그 목소리(Una Voce Poco)'등 클래식한 곡뿐 아니라, 흥겨움을 이끄는 이중창, 삼중창부터 출연진 다수의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합창으로 희극적 요소를 최대화하고, 바리톤이나 베이스 같은 저음 가수들도 랩처럼 말하듯 빠른 속도로 노래하는 '파를란도(parlando)'의 멋진 선율까지 깨알 같은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본격적인 코미디쇼나 희극무대도 좋지만, 희극의 흥겨움에 성악가의 온갖 선율로 오페라의 웅장함을 더한 희극오페라 무대는 일석이조의 감동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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