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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의 손길이 되라

    김재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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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가의 집안싸움이나 연예인 사건 또는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유명한 사건이 생기면 변호사들은 제일 먼저 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에게 관심을 가진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그 변호사가 클로즈업 되어온다. '저 변호사는 어떻게 저 사건을 수임하게 되었을까?' 저 변호사는 뭔가 남들이 모르는 사건수임의 비법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건수임의 비법. 이것은 모든 변호사들의 영원한 탐구주제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열심히 남을 도왔더니 남들이 자기를 도와주어서 사업에 성공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 다른 사람에게 내 사업을 도와 달라고 하면 도움을 받기가 어렵지만 이와 반대로 먼저 남을 도와주게 되면 뜻하지 않게 도움을 돌려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이것은 신비로우면서도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명확한 인생의 법칙이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을 여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변호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열심히 남을 도와주는 변호사 주변에는 그 변호사를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런 변호사는 자기를 홍보하기 위해서 돈을 쓰지 않아도 자기를 홍보해주는 홍보전담요원을 여러 명 데리고 있는 셈이다. 남을 도와주는 데 열심을 내는 것이 홍보에 돈을 쓰는 것보다 더 유익하다고 말하면 많은 변호사들이 공감을 할 것이다. 그런데 남을 돕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될까?

    첫째, 남을 돕는 것이 변호사의 사명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변호사만큼 남을 돕기에 좋은 직업이 없다. 실제로 많은 변호사들은 고객으로부터 칭찬을 받거나 고객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변호사는 주인공이 아니다. 주인공이 되려고 애를 쓰면 괴롭고 힘들어진다. 남을 돕는 것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껴야 한다. 마음으로 사람을 안아주어야 한다. 고객의 짐을 내가 같이 지고 갈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도와주면 내가 우선 행복하다. 이런 행복은 남을 도울 때 받게 되는 큰 보상 중 하나이다. 종교와 윤리에서 사랑을 이야기한다. 도움의 손길이 되는 것은 사랑의 실천이기도 하다.

    둘째, 도울 때는 대가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무료자문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법률자문이 아니더라도 변호사는 여러 가지 일로 남을 도와주게 되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데 이런 경우 적극적으로 도와주되 대가를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냥 도와주라는 것이다. 젊은 변호사들 중에는 사건 수임을 할 목적으로 열심히 무료 자문을 해 주는 경우가 있는데, 대체로 실망한다. 열매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였는데 막상 유료로 법률자문을 받아야 할 일이 생기면 다른 변호사에게 가버리는 경험도 하게 된다. 그러나 대가를 기대하지 않으면 변호사의 마음이 편안하다. 상대방도 편안하다. 무리하지 않게 된다. 이것이 포인트다. 할 수 있는 만큼만 도와주면 된다. 이런 태도는 상대방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 준다.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그냥 도와주면 때로는 도움을 받은 사람이 큰 도움으로 되돌려 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많은 변호사들의 경험이다.

    셋째, 고통과 실패를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통과 실패를 경험하면 남의 문제를 내 문제로 느낄 수 있고, 남을 안아줄 수 있는 마음이 생긴다. 고통을 모르는 사람은 남을 잘 도울 수 없다. 공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고통과 실패는 유익한 것이다. 인생의 아름다운 훈장이라고 할 수 있다. 고통과 실패를 경험하면 할수록 남을 더 잘 도울 수 있다. 고통과 실패의 경험을 잘 살려서 남을 돕고 격려하는데 활용해야 한다.

    넷째,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도움의 손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도움의 영역을 법적 문제로 국한시킬 필요가 없다. 변호사는 고객의 법률문제에 대한 자문을 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생의 문제, 사업의 문제에 대해서도 도와줄 수 있다. 고객은 자신의 다양한 문제를 믿고 상의할 변호사를 찾고 있다. 법률자문만 구하는 것이 아니다. 지혜자, 조언자, 위로자 또는 친구로서 변호사를 찾는 것이다. 처음에는 법적인 문제가 아니면 도와줄 수 있는 역량이 없기 때문에 고민을 들어주는 것이 전부일 수 있다. 그러나 고객이 가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다보면 경험이 쌓이면서 저절로 문제해결능력이 생긴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도 생긴다. 이러한 문제해결능력은 당연히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다섯째, 도와줄 일과 도와줄 수 없는 일을 잘 분별해야 한다. 무료자문을 요구하는 사람이 많다. 변호사에게 투자해 달라는 사람, 돈을 빌려 달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이들을 도우려다 사기를 당한 변호사들도 많다. 도움의 손길이 되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도와줄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잘하기는 어렵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배우게 되는 것이므로 이런 낭비나 실수도 좋은 자산이 된다.

    여섯째, 같이 일하는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멀리 있는 사람을 도우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늘 같이 일하는 동료, 선배, 후배 변호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그리고 내가 업무를 협의하는 고객사의 담당자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빛이 나도록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면 의외로 일이 재미있고 즐거워진다.

    남을 도와줄 때 생각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변호사가 휘두른 칼에 상처를 입게 되는 상대방이다. 변호사는 고객을 도와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고객을 도와주는 것이 정의의 반대편에 서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상대방은 변호사를 원망하게 된다. 우리는 무엇이 선인지 악인지 다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로 인해서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것은 겸손이다. 이것은 해결사라는 명성을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나의 제안: 남을 돕는 일에 열심을 내되 대가를 바라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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