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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바로쓰기

    우리말 바로쓰기 리스트

    [우리말 바로쓰기] 억지 줄임말

    억지 줄임말

    요즘처럼 줄임말이 성행하는 때가 있었을까? 예전에는 신문이나 방송의 제목에서 한자말인 선거대책위원회를 '선대위'로 부르는 정도였고 표의문자를 가진 중국인들이 애초 그리 썼기에 특별히 어색하지는 않았다. 법조인들도 '교특법', '특가법', '소촉법' 같은 줄임말을 공식 문서인 판결문에까지 쓸 정도로 줄임말이 보편화됐다. 하지만 한자말이든 아니든 무차별적으로 몇 글자를 뽑아내어 뜻이 통하거나 말거나 '토토즐(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과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를 만들자,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개콘(개그 콘서트)'으로 번지더니 '해품달(해를 품은 달)', '너목들(너의 목소리가 들려)', '너포위(너희들은 포위됐다)', '별그대(별에서 온 그대)', '따말(따뜻한 말 한마디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어색한 인사말

    어색한 인사말

    점심때가 되면 우리 사무실에서는 신참내기 변호사가 메일로 점심시간이 되었다고 알려준다. 말미에는 으레 "점심식사 맛있게 하세요."라고 덧붙인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도중 만난 후배 변호사들 역시 똑같이 인사한다. 나는 요사이 사람들이 쓰기 시작한 이 인사말이 참 어색하게 들린다. 인사말이란 몇몇 사람이 만들어 쓸 수 없고 오랜 세월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인사말 중 "식사 하셨습니까?"와 "어디 가십니까?"를 두고 못 살던 시절의 산물이라거나 남의 사생활을 꼬치꼬치 묻는 것이라서 부적절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뿌리가 어디 있건 그것은 물려받은 문화유산이므로 남의 나라와 비교해서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는 없다. 게다가 밥 먹었느냐고 물어보는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코스프레

    코스프레

    한 달 전 일간지에 '서민 코스프레 안 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어느 대학교수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무슨 소리인가 봤더니 그 교수가 "현재 서울 강남에 살고 있는데 일부러 서민 지역으로 이사 가는 식의 서민 코스프레(흉내 내기)는 하지 않겠다"고 말한 모양이다. 나는 이 '코스프레'라는 말이 참 싫다. 맨 처음에는 이 말이 그럴싸한 프랑스 말이나 이탈리아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반 나체의 여성에게 각종 의상을 입혀 찍은 사진을 남성잡지에 등장시키는 일본인들이 그러한 행위를 일컬어 코스튬 플레이(costum play)라 이름 짓고 일본식 발음으로 표기한 것이었다. 영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일본인들의 표기법을 딴 말을 우리가 무분별하게 수입하는 것도 마땅치 않으려니와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착한 가격

    착한 가격

    고등학교 때 유명한 수학 선생님이 있었다. 서울대 수학과를 나온 분인데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척척 풀어 인기가 대단했다. 그 분은 칠판에 문제를 풀면서 꼭 엑스(x)를 '너'라고 했다. 엑스를 엑스라 하지 않고 더구나 사람도 아닌 것을 '너'라고 하니 처음에는 다들 웃음을 참느라고 혼이 났다. 그 선생님이 왜 그렇게 부르는지 아무도 감히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참 못마땅했다. 이렇게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을 사람 아닌 것에 쓰면 어색한 말이 된다. 인터넷에서 애완동물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올리는 글을 보면 암컷을 '여자', '여아'로, 수컷을 '남자', '남아'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이 동물을 사람만큼 사랑해서 그런 건지, 한자말의 뜻을 잘 몰라 그런 건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김효주와 정신병자

    김효주와 정신병자

    여자 골프 선수 김효주는 지난 9월 에비앙 마스터스 대회 마지막 날 한 타 뒤진 마지막 홀에서 4.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그걸 본 캐리 웹 선수는 그 기세에 눌려 2m 파 퍼트를 실패하여 김효주에게 우승을 넘겨주고 말았다. 김효주는 위기에도 흔들림이 없기 때문에 진정한 강자다. 그런 경우를 가리켜 '배짱이 두둑하다', '강심장이다'라고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멘탈(mental)이 강하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우리말로 할 수 있는데 굳이 외국말을 쓰는 것도 못마땅하지만 영어 자체로 봐도 이 표현은 엉터리다. 'mental'은 '정신적인'이라는 뜻의 형용사이고 '멘탈리티(mentality)'는 '정신력'이라는 뜻의 명사이다. 'mental'이 예외적으로 구어체에서 명사로 쓰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감사하다'와 '감사드리다'

    '감사하다'와 '감사드리다'

    내가 아끼는 까마득한 후배 변호사는 '~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라거나 '~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곤 한다. 그때마다 나는 잠깐이나마 그 어색함에 입맛을 다시곤 한다. 우리말은 '남이 베풀어준 은혜에 대하여 마음이 흐뭇하고 그 신세를 잊지 않는다'는 것을 가리켜 '고맙다' 또는 '감사하다'라고 한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고맙습니다' 또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쓴다. 존대할 때는 '감사드립니다'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감사하다' 대신에 '감사드리다'를 항상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감사하다'는 형용사이지만 '감사드리다'는 동사이기 때문에 쓰임새에 차이가 있다. '~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나 '~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완전'

    '완전'

    요새는 '완전'이라는 말이 넘친다. 원래 '완전히'라는 말은 '모자람이 없게'라는 뜻에서 출발했다. '이번 시험 완전히 망쳤다', '그는 완전히 회복했다', '그 사람 완전히 사기꾼이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전형적인 보기다. 이처럼 '완전히'는 ①'거의', '전적으로', '심하게'의 뜻을 지니고 있고 ② 부사로서 뒤에 변화를 뜻하는 동사가 오는 경우가 많으며 ③ 뒤에 형용사나 '명사+~이다'가 오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다. 그런데 불과 1,2 년 전 반란이 일어났다. '아주, 매우, 정말'을 아예 없애고 그 대신에 '완전'을 쓰면서 이 말을 아무 데나 쓰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이 요리는 완전 맛있다', '그 여자는 완전 미인이다', '이것은 완전 싸다'라는 식이다. 사람들은 어딘가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22대손 보아라

    22대손 보아라

    한글날을 앞두고 22대손이 보낸 편지 잘 받아 보았노라. 나는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말과 글이 서로 맞지 않으니 이 때문에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나는 고작 중국의 한자를 우리 발음으로 나타내기 위하여 한글을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위해서 짝으로 한글을 만들었다. 한글이 내가 백성들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일진대 너희들이 그 보배를 귀히 여기지 않고 우리말과 한글을 함부로 대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안타깝기 그지없구나. 너희들은 삼사십년 전에는 '염통', '얼개'라는 말을 초등학교 책에서 쓰더니 이제는 아예 '심장', '구조'라는 말만 쓰더구나. 갈수록 한자말은 우대하고 순 우리말은 천대하여 공문서나 공식 자리에서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세종 할아버지께

    세종 할아버지께

    세종 할아버지! 저는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고려 말 충신 정몽주의 피와 외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이기일원론의 대가 기대승의 피도 자랑스럽지만, 제가 무엇보다도 아끼는 한글을 만들어주신 세종 할아버지가 가장 좋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분을 저는 할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요즘 유행한 영화 '명량'에 나온 왜군 장수가 이순신 장군을 말한 식대로 하자면, 꼭 인사를 드리고 싶은 분도 세종 할아버지요, 한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요, 칭찬을 받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요, 꾸지람을 듣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요, 그 앞에서 실컷 울어보고 싶은 분도 할아버지입니다. 아울러 워낙 고기를 좋아하신 분이니 함께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싶은 분도 할아버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작가와 군인

    작가와 군인

    추석 연휴에 텔레비전을 보다가 우연히 '가족끼리 왜 그래'라는 연속극의 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여자 등장인물이 손위 어른과 이야기하던 중 '아! ~구나'라는 혼잣말투를 쓰거나 '~는데'로 끝맺는 말투를 쓰는 것이 눈에 거슬렸다. 요즘 사람들은 어른에게 이런 말투를 아무렇지 않게 쓰곤 한다. 그들이 그렇게 된 데는 그런 말투를 확산시킨 연속극 작가의 책임이 크다. 어른과 이야기하는 도중 혼잣말처럼 '아! ~구나'라고 말하는 것은 큰 실례다. 예컨대 어른이 '이번 추석 연휴 때 골프하러 갔다가 차가 막혀 혼났어!'라고 하는데 손아래 사람이 '아! 많이 막힐지 예상을 못하셨구나!'라고 말하는 식이다. '아! ~구나'는 혼잣말투지만 엄연히 상대방이 들으라고 하는 말이므로 자신과 맞먹는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나홀로

    나홀로

    '나 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 그 언젠가 다정했던 그대의 그림자 하나...' 1967년에 발표된 정훈희의 노래 '안개'는 이렇게 시작한다. 저녁 거리를 바라보며 애잔한 '안개'를 듣노라면 추억 속 옛 사랑이 떠오를 것만 같다. 이 노래를 꺼낸 까닭은 가사 첫 머리의 '나 홀로' 때문이다. 이 노래가 나올 때만 해도 '내가 혼자'라는 뜻의 '나 홀로'는 '나홀로'가 아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 홀로'나 '홀로'는 사라지고 '나홀로'가 휩쓸게 되었다. 아마도 1990년에 개봉된 크리스마스 가족영화 '나 홀로 집에(home alone)'가 결정적 계기가 아닌가 싶다. 영어 원 제목을 그대로 직역한다면 'I'가 없기 때문에 그냥 '홀로 집에'라고 해야 할 텐데 뜻을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우리말 바로쓰기] 교황과 저희나라

    교황과 저희나라

    지난 주 한국에 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는 곳마다 사람과 생명이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밝히고 이를 몸소 실천하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언론 역시 그분을 크게 보도하였으나 언론의 보도는 객관적이어야 하기에 결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요새 우리는 일상에서 존칭을 너무 많이 쓰고 있다. 특히 '께서'가 문제다.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에 따르면 예전에는 이 말은 임금님이나 부모에게, 그것도 한자말을 위주로 쓰는 글말에서나 극히 예외적으로 썼을 뿐 입말에서는 이를 전혀 쓰지 않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더라도 예전에는 '께서'가 거의 나오지 않다가 1980년대부터 많이 나오게 되었을 뿐이니 이를 쓰지 않아도 버릇없는 것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홍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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