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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알아주는 사람

    나를 알아주는 사람

    백락일고(伯樂一顧). 명마도 백락을 만나야 세상에 알려진다는 뜻으로,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이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능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는 말이다. 백락은 전설에 나오는 천마(天馬)를 주관하는 별자리인데, 중국 주(周)나라 손양이 말에 대한 지식이 워낙 탁월하여 그렇게 불렸으며, 유래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어느 날 말 장수가 백락을 찾아와 자기에게 훌륭한 말이 있는데, 시장에 내놓은 지 사흘이 지나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감정을 부탁했다. 백락은 시장에 가서 말의 주위를 돌면서 다리, 허리, 엉덩이, 목덜미, 털의 색깔 등을 감탄하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아무 말 없이 돌아갔다가 다시 와서는 세상에 이런 명마는 처음 본다는 듯이 또 쳐다보았다. 당대 최고의 말 감정가가 그리하자,

    백광현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리걸테크 시대의 법률가

    리걸테크 시대의 법률가

    요즘 스포츠 경기에서는 감독이나 선수가 심판 판정에 챌린지를 요청하면 비디오 판독관이 고속 촬영된 여러 중계화면들을 돌려본 후 그 결과를 심판에게 알려주고, 심판은 처음의 판정을 번복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테니스 경기의 ‘호크아이’라는 장비는 밀리미터 단위까지 정확하게 판별해 낸다고 한다. ‘판정(判定)’ 업무를 독점하던 심판이 기술 발전에 따라 기계와 기술자에게 대체되고 있는 셈이다. 영국 대법원 IT 자문위원을 역임한 리처드 서스킨드(Richard Susskind)는 저서인 ‘전문직의 미래’에서 빅데이터, AI, 로봇공학, 감성 컴퓨팅 등 4가지 핵심 기술이 그간 전문성이 사회에 적용되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 전문가의 업무는 잘게 분해되어 오직 핵심적

    권순정 법무부 법무과장
    전문심리위원

    전문심리위원

    프로야구 열기가 뜨겁다. 여느 승부의 세계가 대개 그러하듯 프로야구에도 늘 오심 논란이 있다. 한 경기에 수많은 판정이 있지만, 단 한 번의 오심이 경기의 흐름을 바꿔 승패를 갈라놓기도 하고, 더 나아가 그 경기의 패배가 팀의 상승세를 꺾고 연패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심 논란이 심화되자, 한국야구위원회는 2014년 비디오판독(도입 당시 명칭은 심판합의판정)제도를 도입했다. 비디오판독제도는 카메라 영상을 통해 심판 판정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제도이다. 비디오판독의 대상이 되는 판정은 주자의 아웃·세이프, 야수의 포구 등인데,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운 찰나의 순간을 느린 화면의 도움을 받아 정확히 판별해낸다. 심판의 권위를 내세워 오심을 불가항력적 요소로 돌리던 과거와는 달리, 과학적 자료의 도

    배용준 부장판사(울산지방법원)
    3대7의 법칙

    3대7의 법칙

    필자는 개업 12년 차의 법무사이다. 처음 개업할 당시에는 사무원 3~4명을 유지하면서 사무실을 운영하였다. 그런데 2, 3년이 지나면서 일은 많아졌는데 회의감이 밀려왔다. 그 이유를 생각해 봤더니, 본직이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을 모두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에서 오는 회의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유를 알고는 사무원 수를 줄여서 사무원 1인과 본직인 필자 두 명으로 구성된 작은 사무실로 방향을 잡았다. 이 결정은 12년 동안 법무사업을 하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지금도 서슴없이 말할 수 있다. 이 때에 정한 원칙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사무실에 상담 온 일을 3대7의 비율로 수임하는 것이다. 송무 사건을 보면 재판에서 이겨도 채무자 측에 집행할 재산이 없는 경우의 비율이 7 정

    정정훈 법무사 (경기중앙 안양지부 부지부장)
    '필요한' 변호사

    '필요한' 변호사

    “어느 쪽입니까, 선배는. 좋은 의사입니까, 최고의 의사입니까?” “지금 여기 누워있는 환자한테 물어보면 어떤 쪽 의사를 원한다고 할 거 같냐?” “최고의 의사요.” “아니, 필요한 의사다. 지금 이 환자한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골절을 치료해 줄 의사야. 그래서 나는 내가 아는 모든 걸 총 동원해서 이 환자한테 필요한 의사가 되려고 노력 중이다. 답이 됐냐?” 올해 초 푹 빠져 즐겨보던 드라마에서 교통사고로 골절을 입고 응급실로 실려 온 환자를 치료하던 선배 의사와 후배 의사 사이의 대화이다. 비록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선·후배 의사들 간 평범한 대화내용이지만, 비단 의사뿐만 아니라 변호사 역시 한 번쯤은 어떤 변호사가 되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인 듯하다. “

    백광현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입법 피드백

    입법 피드백

    지난 4월 20일 대법원은 평생 모은 재산을 주식 형태로 장학재단에 기부하였다가 수백억 원의 증여세를 부과 받은 사안에서 증여세 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언론들이 ‘선의의 기부에 세금폭탄'이라는 제목으로 비판적으로 보도한 바 있고, 기부 경위에 비추어 과세 규모가 일반 상식에 쉽게 와 닿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이 판결을 주목하였다.   결과적으로, 내국법인의 지배수단으로 공익법인을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개혁적인 취지에서 마련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규정이 선의 기부자에 대한 예외를 면밀하게 규정하지 않은 탓에 또 다른 공익을 저해하고, 힘겨운 분쟁만 초래한 셈이다.   법률 문언은 법률 해석의 원칙적인 기준이 되므

    권순정 부장검사(법무부 법무과장)
    피스메이커

    피스메이커

    몇 해 전 아내가 교회에서 '피스메이커(peace maker, 화평하게 하는 자)' 과정을 수강하였다. 필자도 함께 수강하고 싶었으나 사정상 그러지는 못하고 아내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당시 ‘기독교인으로서 세상을 화평하게 하는 자가 되라’는 명제를 접하고, 직업상 각종 분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필자가 어떻게 이를 실천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조정제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솔로몬의 지혜를 빌려 와 분에 넘치는 명판결을 한다고 하더라도, 승패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소송에서는 패소 당사자의 진정한 승복을 통한 화평의 실현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싸움은 이겼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멈췄을 때 끝나는 것이니. 조정은 당사자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켜 줄 뿐만 아니라, 당

    배용준 부장판사(울산지방법원)
    법조통합 논의, 진정성 있게

    법조통합 논의, 진정성 있게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 사법접근권과 법무사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한 공청회’가 있었다. 법무사제도 발전에 대한 논의가 되자 역시나 논란이 뜨거운 법조통합 얘기가 나온다. 로스쿨이 문을 연 이후 변호사의 공급증가는 송무중심으로 활동하던 변호사들이 소위 인접직역에 눈독을 들이면서 법률시장에서 업무충돌이 발생하고 그 업무의 성격상 가장 유사한 영역인 법무사 직역과의 충돌이 심각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로스쿨제도의 도입취지는 로스쿨을 통하여 배출된 법조인들이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여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데 있다. 그러나 그 다양한 영역에는 이미 다른 전문 자격사들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어 필히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불가피하게 이제는 양

    김태영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달라진 대선구도에 대한 소감

    달라진 대선구도에 대한 소감

    웬만큼 정치에 대해서는 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그게 전혀 근거 없는 생각이었음을 절감하는 요즘이다. 무엇보다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촛불민심을 배경으로 매우 공고해 보이던 문재인 후보 대세론이 휘청거리는 것은 의외였다. 짧은 시간 내에 안철수 후보가 급상승하는 것 역시 놀랍다. 기존의 사고틀과 문법에 사로잡혀 있으면 오독을 하거나 난독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그간 선거의 주요 구도였던 지역주의의 쇠퇴는 명백해 보인다. 정당구도도 변화되어 이제 '중도'라는 말이 정치적 스펙트럼 및 정치세력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적대적 공존관계'라고 표현되기도 했던 종래의 여야 양당 대립구도는 다원주의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분법적 진영대

    안식 변호사 (법무법인 한결 대표)
    사회안전은 재범방지 위한 인프라 보완부터

    사회안전은 재범방지 위한 인프라 보완부터

    2015년도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범죄 약 200만건 중에서 초범에 의한 범행은 21.4%에 불과하다. 나머지 약 80%가량은 전과자가 다시 범죄를 저지르거나 전과여부가 불분명한 경우다.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대표적 범죄인 살인, 강도, 강간, 방화같은 강력범죄의 경우에도 65.1%는 초범이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범죄불안을 느끼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고, 지난 정부도 범죄예방을 위한 치안인력과 물적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였다. 그 결과 일부 범죄가 감소하는 성과도 있었지만 전체 범죄와 대표적 강력범죄인 성폭력범죄는 2013년에 비해 오히려 증가하였다. 국민들의 안전체감도는 형법 범죄, 그 중에서도 살인, 성폭력 등과 같은 강력범죄 발생비율이 줄어들

    조종태 부장검사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헌법과 재판

    헌법과 재판

    '소수자 보호'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은 판사가 된 한참 후의 일이다. 소수자 보호라는 말은 수없이 들었으나 그 의미를 설명해준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나중에 어느 대법관님의 글을 통해서야 그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우리 헌법은, 대통령(행정부)과 입법부는 다수결에 의하여 선출되도록 하고 있으나 유독 사법기관(법원 및 헌법재판소)은 선출이 아닌 권력분립의 원리에 의하여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 헌법이 사법기관을 그렇게 구성하도록 한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과 입법부가 다수결로 정해지므로 그 과정에서 소외된 소수자(그 소수자가 49%일 수도 있다)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국가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법원은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곳이라는 비

    오용규 부장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확인서면, 너마저?

    확인서면, 너마저?

    등기의무자의 본인확인을 보다 강화하는 내용의 ‘등기필정보가 없는 경우 확인조서 등에 관한 예규’가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 중이다. ‘부동산등기법’ 제51조에서는 등기의무자의 등기필정보가 없을 때 작성하는 확인서면의 대리인에 대해 '변호사나 법무사만을 말한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판례(대법원 2007다4295)는 이 규정에 대해 ‘(구)부동산등기법 제49조 제1항에서 변호사와 법무사만이 확인서면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한정하고, 또한 같은 조항에서 등기의무자 작성 부분에 대한 공증을 병렬적으로 규정한 취지’상 확인서면 작성은 준공증적 성격의 업무라고 판시하고 있다. 금년 예규 개정은 이러한 판례의 취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축적된 형태라는 점

    김태영 법무사 (대한법무사협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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